‘아, 그때(60년대 말)학생잡지 학원에서 늘 샛별같이 반짝이던 전주의 소녀 문사’, ‘고향인 전주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동화작가’, ‘시골마을 상큼한 쑥 향기 같은 청량감을 안겨 주는 작가.’
전주 출신 한윤이 동화작가에 대해 따라다니는 이미지다.
원숙미를 더한 그 ‘소녀 문사’가 전주지역 출판사에서 고향의 정서를 물씬 담아낸 파스텔 그림 같은 동화집을 출간했다. <기린마을 아이들> (신아출판사). 1976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당선으로 등단한 지 40년 되는 해의 작품집이다. 기린마을>
꿈과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주옥같은 9편의 단편동화가 실렸다. 최근 종합 문예지에 실렸던 작품들이다.
표제작으로 내세운 ‘기린마을 이야기’는 그가 자란 전주 고향마을을 무대로 하고 있다. 작품 속 마을 뒷동산은 지금 기린초등학교 자리로 남문시장과 기린봉 등 눈에 익은 지명들이 눈에 띤다.
여럿이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도시화로 사라진 반세기 전 옛 마을과 그때의 건강한 어린이들을 다시 만나게 해 준다.
저자가 서문에서 “그 조그만 스마트폰 화면에 코를 바짝 대고 까닥까닥 손가락 놀림에 빠져 있는 어린이들을 구출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듯이, 동화집을 장식해 있는 9편의 주인공들은 대자연 속에서 어우러져 슬기와 지혜를 배우며 성장한다.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판타지가 아니라, 서정미가 물결치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독자의 상상과 감수성을 어루만진다. 어린이에게는 현재의 일상과 장래의 꿈을 인식시키며, 학부모에게는 지난날의 노스탤지어를 안겨줌으로써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며 정서를 공유할 수 있게 한다.
늘 접하지 않은 풍경이라 그 울림은 더 크다. 그 울림만큼 동화들은 친근하게 독자에게 다가간다. 그것이 한윤이 작가 동화의 미덕이다.
작가는 창작동화집 <동전을 만드는 돌층계> , 장편동화 <다섯 손가락 끝의 무지개> 를 비롯, 지금까지 16권의 동화책을 냈다. 쉬지 않고 꾸준한 창작활동을 이어온 작가의 원숙한 동화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다섯> 동전을>
“낯선 친구보다 기계와 더 가까운 오늘의 어린이들을 지난날의 놀이공간으로 초대하여 우리가 함께하는 놀이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함께하는 놀이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며 여유로움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라는 저자의 말의 울림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감성과 꿈, 그리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어린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파스텔의 터치 같으며, 단단하면서도 경쾌하며 흐트러짐 없이 반듯한 문장과 탄탄한 구성은 성인소설로 가는 어린이들 독서의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는 197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국어교사와 잡지사 기자, 출판사 편집부장, 주간, 언론사 문화센터 강사 등을 역임하면서 교육자이면서도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하늘을 오르는 사람> <동전을 만드는 돌층계> <한윤이 동화 선집> <종이배와 물총새> <동백골 아이들> 등의 동화집과 장편동화 <다섯 손가락 끝의 무지개> 등 다수의 작품들이 있다. 다섯> 동백골> 종이배와> 한윤이> 동전을> 하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