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짜리 단기 근로계약안을 거부했다가 ‘문자해고’를 당한 서울 한 아파트 경비원들의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북혁신도시 내 국민연금공단의 경비원과 청소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호소하고 나섰다.
청사 로비에 2명이 근무하는데 의자는 하나뿐이어서 근무시간에 앉을 수도 없고, 화장실에 갈 때는 무전보고를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주말에는 관리 직원의 집에 전화를 해서 출퇴근을 보고하고, 출근 시간에는 차량의 진출입로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경비 근로자들의 대부분은 50·60대 연령층이다. 임금수준이 낮으니 젊은 사람은 없고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했거나 육체노동이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른 사람이 많다. 근무여건은 만만치 않다. 12시간 2교대 등의 장시간 근무방식이고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일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 든 근로자에게 의자도 없이 계속해서 서서 근무하도록 강요하고 화장실을 갈 때마다 무전기로 보고하도록 하는 것은 갑질을 넘어서는 비인간적 처우다.
그러나 용역을 맡은 하청업체측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청사 로비에 의자를 하나만 둔 것은 출입문이 열리면 얼른 달려가서 문을 닫아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또 출근시간에 직원들에게 인사하는 것은 강요의 대상이 아니라 당연한 의무라는 주장이다. 화장실 이용과 주말 출퇴근 보고는 현재 폐지됐다고 하니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지만, 열린 출입문을 빨리 닫기 위해 계속해서 서서 대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 출근길에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인사가 아니라 경비 근로자들의 강요된 인사를 받는 직원들의 기분이 얼마나 좋을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
일 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으니 ‘힘들면 그만두라’는 식의 태도에 이르고 보면 회사측은 근로자들을 상생적 동반자 관계가 아닌 ‘적과의 동침’ 쯤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근로자들은 지난해 3월 노조에 가입한 이후 근무 여건이 더욱 열악해지고 경직됐다며 ‘노조 길들이기’를 의심하고 있다. 회사측은 뚜렷한 답변이 없다. 법으로 보장된 노조활동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으며 법을 어기면 그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회사측이 열린 자세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