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이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 지원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최 씨가 고영태 더블루K 전 이사의 회사인 더블루K 지원을 정부에 직접 요청한 사실과 최 씨와 고 전 이사가 내연관계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오전 재판에 참석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박 대통령이 최 씨의 딸 정 씨를 직접 언급하며 체육계 영재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2014년 4월 박 대통령이 ‘정유연(개명 전 정유라)같은 끼 있고 능력있는 선수를 위해 영재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유라의 이름을 직접 언급해서 충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은 정 씨가 최 씨와 정윤회 씨의 딸인 사실도 당시에 알고 있었다고 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운영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스포츠컨설팅회사 더블루 K에 관한 증언도 나왔다.
김 전 차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더블루K를 직접 소개해줬다”며 “최순실 씨도 더블루K가 유명한 회사라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앞서 탄핵법정에 증인으로 섰던 최 씨의 증언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최 씨는 지난 16일 탄핵법정에서 미르나 K스포츠 재단 운영에 관한 사실을 전면 부정했다.
오후 변론에서는 최 씨와 고 전 이사가 내연관계였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검찰에서 최 씨와 고 씨의 관계에 대해 내연관계라고 진술했나”라는 질문에 “그렇게 추측된다고 얘기했다”고 답변했다.
이 같이 추측한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차 전 단장은 “지난 2014년 고 씨가 만나자고 해 청담동의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 씨와 고 씨가 딱 붙어서 식사하는 모습을 봤다”며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엔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차 전 단장은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통화하느 모습과 최 씨가 자신의 컴퓨터로 국무회의 자료를 수정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