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매년 지원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각 분야별로 엄선된 심사위원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공정하지 않다, 나눠주기식이다 등 시비가 계속돼 왔다. 똑같이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전국 규모 국악 대회지만 남원의 전국춘향국악제전보다 전주대사습에 월등하게 많은 예산이 지원된다는 시비도 있었고, 비슷한 단체에 비슷한 지원금이 배정되는 데 따른 문제 제기도 있었다. 지난해의 경우 심사위원 3명이 모두 특정 서예 단체인들로 구성된 심사에서 공교롭게도 서예 부문 선정율이 가장 높아 잡음이 일었다. 오이 밭에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한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예산 배정을 둘러싸고 매년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은 심사의 공정성에 하자가 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본인들이야 당연히 “공정했다”고 당당해 할 수 있겠지만, 정작 지원에서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문화예술인은 불공정을 주장한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심사의 공정성이 퇴색될 수 밖에 없다.
문화예술지원금은 융자가 아닌 지원사업이다.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심사 과정에서 문화예술육성의 가치, 타당성이 인정되기만 하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수억원을 지원받아 판을 벌일 수 있다. 반면, 탈락 등 불이익을 받은 자들은 거액의 지원에서 소외되고 제한된 활동에 그치게 된다. 그 아쉬움은 제식구챙기기식으로 문화예술지원 예산을 배정한다는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화재단은 올해 17억 여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중대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심사회피제나 심사참관인제 등을 도입, 심사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예산을 주고 안주고 하는 문제에서 애매모호한 심사는 부패 시비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뒷거래가 있었는지도 모를 일 아닌가. 문화예술계도 지원금을 관행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문제다. 끊임없이 기와 예를 발전시켜 대중의 호응을 얻어 내고, 지속 가능한 예술로 승화하는 활동을 보여줘야 한다. 지원금 받는 자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