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반면교사 삼으라는 게 설 민심

설 연휴의 밥상머리 화두는 단연 탄핵정국과 대선이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된 처신을 곱씹으며 분노를 떨치지 못했다. 이미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고도 탄핵심판을 최대한 늦추려하면서 자리에 연연하는 박 대통령이 과연 나라를 걱정하는 지도자인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잘못된 선택이 낳은 국가적 비극을 거울삼아 차기 대통령의 덕목과 자질이 자연스럽게 설 밥상머리에 올려졌다.

 

국민들은 어떤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원할까. 현재 거론되는 잠룡들 가운데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출 지도자는 누구인가. 문재인 대세론이 선거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반기문 전 총장의 완주는 가능할까.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더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을 막을 수 있을까. 안철수 의원은 왜 뜨지 못하는가. 야권 연합이 이루어질까. 호남의 표심을 누가 거머쥘까. 새로운 인물이 깜짝 스타로 나올 수 있을까.

 

설 민심은 이런 정치 공학적 이야기와 함께 국가의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는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그런 점에서 탄핵심판대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반면교사다. 박 대통령은 탄핵정국 이전인 임기 3년차 여론조사에서도 30%의 안팎의 지지율에 머무르며 국정수행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장차관 등 정부 인사에서 ‘수첩인사’로 국민적 화합을 끌어내지 못했고, 개성공단 철수 등으로 남북관계를 냉전체제로 후퇴시켰으며,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을 제때 못해 경제위기를 키웠다. 일본과 위안부 합의·사드 배치·국정교과서 강행 등 국민적 합의 없이 일방적 몰아붙여 국론분열을 야기한 것 하며, 경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 부재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실정이 쌓였다.

 

차기 대통령은 박 정권이 남긴 이런 산적한 폐해들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는 게 기본이다. 북한의 핵 위협,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심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냉랭한 관계 등 대외 관계에서 풀어야 할 숙제도 첩첩이 쌓여 있다.

 

국가적 혼돈 상황을 불러일으키며 이런 지경에 이른 데는 대통령 혼자만의 책임이 아닌, 여권의 책임이 크다. 이런 정권에게 다시 정권을 맡길 수는 없다는 게 설 민심이다. 그런 민심을 얻고도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정치권, 특히 야권은 역사의 죄인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 상처를 받은 국가적 자존심을 회복하고, 미래의 희망과 시대정신을 담아낼 지도자를 국민들은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