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이 에코시티 등 전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학교 신설을 위해 추진한 원도심 지역 소규모 중학교 이전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전주 곤지중과 덕일중 등 원도심 학교 2곳을 택지개발지구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찬반 견해를 묻는 시민 여론조사 결과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갈려 학교 이전의 명분과 동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전주교육지원청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만 19세∼65세의 전주시민 900명과 곤지중·덕일중 학부모 및 교직원 1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주 원도심 중학교 이전 설립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 31일 발표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 전주 곤지중의 경우 시민 900명 중에서는 학교 이전에 찬성한다는 견해가 53.8%, 반대한다는 응답이 46.2%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곤지중 학부모와 교직원 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찬성이 31.3%, 반대가 68.7%로 나타났다.
또 전주 덕일중 이전 방안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의 49.9%가 찬성, 50.1%가 반대 견해를 밝혔다. 덕일중 학부모와 교직원 75명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도 찬성이 50.7%, 반대가 49.3%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원도심 지역 작은 학교를 도시개발지구로 이전할 경우 옛 도심 공동화를 부추기고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 시민 여론조사에서는 이전 대상이 된 곤지중과 덕일중 인근 주민들의 의견에 가중치를 두기 위해 전체 조사 대상 표본의 70%를 이들 학교가 속한 3·4학군 지역에서 추출했다. 시민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6.9%(5323명 중 900명 응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3%포인트다.
전북교육청은 학교 신설을 억제하는 교육부의 ‘학교 총량제’에 따라 에코시티 등 전주 도시개발지구 내 학교 신설을 위해 원도심 지역 작은 학교인 전주 곤지중과 덕일중을 개발지구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전주 동완산동에 있는 곤지중은 송천동 에코시티, 덕진동의 덕일중은 만성택지개발지구로 각각 옮겨 오는 2020년 3월 개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주시민과 해당 학교 학부모·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학교 이전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약 절반에 달하면서 전북교육청의 원도심 학교 이전을 통한 도시개발지구 학교 신설 계획은 추진이 어렵게 됐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시민의 의견을 확인한 만큼 원도심 학교 이전 방안은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도시개발지구 학교 신설은 교육부를 설득하는 방안 등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