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들려주고픈 소중한 가치…동화집 〈내멋대로 부대찌개〉

전북동화사랑모임 작가 6명이 모여 펴내

풀밭에서 본 개미, 주택 욕실의 민달팽이, 자신 내면의 소심함, 앙코르와트 여행 기념 거울,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이야기, 놀이터에서의 깁스한 아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도 있지만 이를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바라본 동화작가의 상상력들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소중한 ‘가치’로 거듭났다.

 

‘협동, 사랑, 용기, 우정, 나눔, 존중’.

 

어린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새겨야 할 가치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게 한 동화집이 나왔다. <내 멋대로 부대찌개> (청개구리).

 

김자연 박예분 장은영 박월선 서성자 박서진 작가 등 전북동화사랑모임의 작가들이 모여 함께 펴낸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작품집이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가 2명이나 있어 눈길을 끈다.

 

전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 지난 2016년 새해 모임 때 각자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한 후 1년만에 펴냈다.

 

첫 번째 작품인 김자연의 ‘개미집 지키기’는 힘이 센 장수풍뎅이에게 시달리던 개미들이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장수풍뎅이를 물리치는 내용으로 협동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할지라도 여럿이 함께 하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박예분의 ‘집 없는 달팽이’는 이 세상에서 제일 큰 가치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보미네 가족이 집 없는 달팽이 가족을 받아들이고 보호하는 모습을 통해 나 아닌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표제작인 장은영의 ‘내 멋대로 부대찌개’는 용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꺼내기 힘들어서 말 없는 아이로 통하는 민채가 자신의 결점을 극복해 가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불안감 때문에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새겨들을 만하다. 박월선의 ‘별을 닮았다’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얼굴에 흉터가 생긴 아이 이야기다. 그 흉터를 감추려 비비크림을 엄청 바르다 보니 비비공주라는 별명까지 생겼지만 자신의 약점을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친구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씻게 된다. 우정이 지닌 힘이라 할 수 있다.

 

서성자의 ‘천사, 인터뷰하기’는 나눔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구두쇠처럼 절약하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애써 모은 돈을 남모르게 기부해 온 기부천사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나눔의 의미를 깨닫는 이야기다. 박서진의 ‘햇살 나비’에는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지체장애가 있어 방안에서만 지내는 호진이를 찾아와 함께 놀아 주고, 마음을 헤아려 주는 은호와 기원이를 통해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가치동화’를 쓰자고 기획한 박예분 작가는 “어린이들이 마음속 텃밭에 가치의 씨앗을 심고 잎을 피우다 보면 긍정적인 생각이 무럭무럭 자랄 거예요. 친구의 마음을 다독여 주고 용서하고, 같이 나누는 마음이 따뜻한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머리말에서 밝혔다.

 

전북동화사랑모임 작가들은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가치 있는 동화를 선물할 수 있도록 작품 창작에 대한 합평 모임을 지속할 예정이다.

 

김자연 작가는 <아동문학평론> 에 동화,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됐으며, 전북아동문학상과 방정환문학상을 받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된 박예분은 아동문예문학상과 전북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장은영은 통일동화공모전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박월선은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과 전북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서성자는 장편동화 <봉홧불을 올려라> 를 펴냈고, 경상일보와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박서진은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