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베니스, 베를린, 동경, 몰디브 등이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최근 인터넷 매체의 기사를 보았다. 누구나 한번쯤 가보기를 꿈꾸는 도시 베니스의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막아서는 시위에 나섰다는 기사다. 주민들은 배위에 올라 입항하는 크루즈를 막고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저항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피켓은 더 이상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가 관광객들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방치 할 수 없다는 절규다.
성난 주민들의 반대 행진이 이어진다는 베니스의 골목을 떠올려보았다. 3년 전 베니스를 찾았을 때 실타래처럼 이어지는 깊고 가는 골목길을 걸어 다니며 어깨 부딪치는 이 인파만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나도 그 인파 중의 한사람이었음을 망각한 이기심의 발로였다.
기사로는 한때 30만 명에 이르렀던 베니스의 인구는 지금 6만 명 선이 무너지고 5만 명 이하로 내려섰다고 한다. 베니스 정부도 시민들의 저항에 못 이겨 수상버스의 우선 탑승권을 주민에게 먼저 보장할 것과 베니스 일일 입장 관광객 수를 조절하겠다고 발표했단다.
일본의 첫 번째 보존지구로 지정된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 쯔마고는 에도시대의 건축물로 세계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마을이다. 워낙 규모가 작아 그 이름값으로만 보자면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을 법하지만 이 마을은 여전히 평화롭고 조용하다. 주민들 스스로 주민헌장을 만들어 건축물을 보존하고 몰려오는 관광객들을 총량제로 제한하고 있는 덕분이다.
오버투어리즘은 남의 일만이 아니다. 당장 전주 한옥마을만 해도 관광객에 밀려 주민의 절반이 떠났다는 불명예스러운 사례지로 꼽히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대안을 찾는 일이 절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