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지지했던 전북표심 향방은…

文·安 지지층 각각 "우리가 흡수" 주장 / 학계 "중도성향 안철수 후보에 유리할 것" 분석

여권의 유력 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1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전북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다. 특히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중도진영 표심 일부가 야권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 전 총장에게 지지를 보냈던 이들을 누가 흡수하느냐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북 정치권에서는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문재인 대세론’이 한층 더 굳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전북 표심이 완전한 보수를 대변하지 않고, 기성정치에 실망했던 도민들이 일시적인 쏠림 현상을 보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4·13총선 때 국민의당이 집권 한 후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부응하지 못한 실망감으로 형성된 반발표가 반 전 총장에게 몰렸다고도 분석한다. 이 때문에 대권 가능성이 높고, 전북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문 전 대표에게 표가 흡수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국민의당 지지층은 반 전 총장의 후보 사퇴가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될 것으로 본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을 지지해온 중도보수 표의 상당수가 안 전 대표 쪽으로 흡수될 것으로 전망한다. 안 전 대표가 중도성향을 갖고 있어 표심의 확장성이 있고, 여전히 전북 내에 반문정서가 잔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반 전 총장의 표가 안 전 대표 쪽으로 흡수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전북에서도 일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을 ‘밴드왜건 효과’라 분석하고 있다. 밴드왜건 효과란 선거를 앞두고 실시하는 사전 여론조사 등에서 대세를 잡은 후보 쪽으로 지지율이 집중되는 편승현상을 말한다. 또 ‘반문정서’가 여전히 저변에 깔려있는 점도 변수라고 본다.

 

서남대 김욱 교수는 “현재 전북에서는 야권 중심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높기 때문에 대세를 이룬 쪽으로 표가 쏠린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현재 문 전 대표에 맞선 보수층의 강력한 대항마가 사라졌기 때문에 야권 ‘정권교체’를 상수로 보고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반 전 총장과 안 전 대표가 이념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반기문 현상’으로 안 전 대표에게 등을 돌렸던 중도 보수층 지지자들을 재흡수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석대 황태규 교수는 “현재 출마 선언한 후보 중 반 전 총장을 대신할 유력한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수지지층들이 잠잠하다가 일부는 안 전 대표 지지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북대 신기현 교수는 “반문정서로 인해 반 전 총장의 표는 문 전 대표에게 가기 보단 보수층과 안 전 대표 쪽으로 양분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