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자본가 이익 위한 전유물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폐쇄 등 무리한 구조조정과 분사를 추진하면서 전북과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노사간 임단협이 해를 넘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본교섭만 무려 76차례나 진행됐음에도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 결국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말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금속노조에 가입했고, 최근 진행된 제29대 노조대의원 선거에서는 강성이 60% 이상 당선되는 등 사측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강해졌다. 현대중공업이 전북지역 민심을 외면하듯 노조 입장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상생을 원하는 전북민심과 노조를 외면하는 현대중공업 사측의 냉혹함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경영권 강화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한 때 대통령을 꿈꾸며 국민들을 향해 ‘천사의 미소’를 짓던 정 이사장의 또 다른 야누스 얼굴에서 ‘천사의 미소’는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현대중공업 백형록 노조위원장과 전명환 노조 고용법률실 실장, 황우찬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은 2일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군산)을 만나 “현대중공업은 조선경기가 호황일 때 많은 이익을 냈고, 현재도 1조6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군산에 하나밖에 없는 도크를 폐쇄해 지역경제를 붕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군산 조선소 도크 폐쇄는 현대중공업에서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율을 높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행하는 구조조정”이라며 “현대중공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8년 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입주를 환영하고, 대대적인 지원까지 다했던 전북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이유가 정몽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때문이라니, 1조6000억 원의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전북을 죽이고 울산만 살리는 결정을 한 정 이사장의 판단이 개인 이익 때문이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분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경제민주화 요구가 들끓고 있다. 이제 정의를 외면하는 자본가, 사리사욕에 빠진 기업가, 상생을 모르는 기업가는 퇴출시켜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배력 강화에 혈안이 돼 촛불민심을 보지 못하는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이사장은 통큰 상생의 기업·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