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이 비슷한 뜻으로 즐겨 쓰는 ‘솔찮이’는 그보다 정도가 좀 약하다. 이건 ‘상당히 혹은 아주 많이’의 뜻을 가진 부사어다. ‘쉽지 않게’의 뜻을 가진 ‘수월치 않게’ 따위에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거시기, 그 뭐다냐, 얼굴이 솔찮이 이쁘던디?” 이런 식으로들 쓰는 것이다. ‘솔찮이’보다 정도가 심한 걸 표현할 때 쓰는 토속어로는 ‘징허게’가 있다. 이건 남도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입에 올리는 말이다. 물론 ‘징그럽게’도 빼놓을 수 없다. 두 말의 머리글자가 모두 ‘징∼’인 걸로 미루어 ‘징허게’는 ‘징그럽게’를 줄여 쓴 모양일 것으로 짐작된다.
“말을 징그럽게 안 듣는당게.”처럼 둘 다 본디는 좀 부정적인 뜻으로 쓰였는데 그걸 “징허게(징그럽게) 잘 생겼더랑게?”와 같이도 쓰는 것이다. 본디 뜻이 ‘만지거나 보기에 소름이 끼칠 만큼 끔찍하고 흉하게’인 ‘징그럽게’의 반어적 표현인 셈이다. ‘허벌나게’도 있다. ‘허벌나게 힘들다’, ‘허벌나게 보고 자퍼 죽겄다’라고 하는 것이다. 뭔가 즐거운 일이 생기면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거, 기분이 허벌나게 째지는고마 잉?”
앞서 보았던 ‘겁나게’보다 강조의 뜻이 훨씬 센 말이 하나 있다. 무엇일까. 바로 ‘겁도 안 나게’다. “아따, 그 집 세간살이 들어온 거 봉게 우리 겉은 사람 눈에는 겁도 안 나던디?”와 같은 식으로 특히 전라도 지역 시골 아낙들이 주로 쓰는 말이 바로 ‘겁도 안 나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