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의 교육 수요가 높더라도 학교 신설이 어려운 것은 지난해 도입된 ‘학교총량제’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적정규모 학교 육성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도교육청이 학교 신설을 신청할 경우, 신설 대체이전과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 해당 교육청의 학교 재배치 계획과 연계하도록 했다. 학생 수 감소 추세가 계속되는 만큼 학교를 신설하려면 옛 도심이나 도시 외곽의 작은 학교를 사실상 폐지해 학교 수 증가를 막겠다는 취지다. 교육청이 지역 주민과 동문회 등의 반대를 이유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소극적이라는 데서 출발했다.
그러나 학교 신설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연계하는 학교설립 정책은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최근 총회를 통해 그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교 신설을 소규모 학교 통폐합과 연계하는 정책은 지역 주민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도시개발에 따른 피해가 교육 소외지역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북교육청이 에코시티와 만성지구 등 전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학교 신설을 위해 원도심 지역 두 개 중학교 이전 방안에 대해 시민여론조사를 벌였으나 찬반 팽팽히 맞선 채 갈등을 빚었다.
원도심 지역 작은 학교를 도시개발지구로 이전할 경우 옛 도심 공동화를 부추기고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대단위 택지개발지구에 교육수요를 외면할 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과 학교 신설간 연계 정책은 폐지하는 게 옳다고 본다. 전북교육청이 지난 7일 에코시티와 만성지구 등 전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학교 신설을 위해 자치단체 및 정치권과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학교신설 문제는 지역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개발과 관련돼 있고, 전국적인 현안인 만큼 자치단체 및 중앙 정치권과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