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에게

▲ 이형구 (사)생활법률문화연구소·법학박사

고맙습니다. 이미 예견된 사태들입니다. 부모가 비명에 갔으니 불쌍한 박근혜를 대통령 시켜줘야 한다고 야단이었고, 그 세몰이와 치밀한 공작과 눈속임에 국민들은 알 수 없는 작은 두려움을 안고 주권을 그에게 맡겼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날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노라고 외신들은 만방에 전하였습니다. 나라를 걱정한 일부 공직자들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와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계획들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할 때마다 검찰 공화국의 힘으로 그들을 가차 없이 사지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때 바로잡았더라면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조롱거리는 되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세상물정과는 먼 곳에서 철저하게 보호받은 공주로서의 생활과 음모와 협잡, 그리고 특권층의 비호아래 초법적인 권력을 휘둘러보았던 그가 필수적인 인성은 물론 기초적인 인문학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백지였고 오답 투성이었는지 이제나마 밤잠을 설치며 정답을 찾아내고 있는 노고에 고마움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흔히들 세상사는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다고 합니다. 일상 셀러리맨도 언젠가는 오늘의 고난과 아픔이 기쁨과 보람으로, 그리고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고난을 견디고 있습니다. 공공의 적을 찾아 올바른 말을 하고 바르게 실행했기에 타의 모범이 되어 국민의 귀감이 되었다는 칭송은 고사하고 좌천의 쓴잔에도 초야에 묻혀 살겠다고 훌훌 내던지지 않고 굳건하게 우리를 지켜온 귀하들이기에 감사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고위 공직자들은 위로부터 불만족스런 대접을 받았다거나 직·간접적으로 직위나 명예에 대한 위압과 압력이 행사되면 여러 이유로 인해 홀연히 제 갈 길로 떠나버리는데, 아직도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면서 그 수모를 참고 좌천된 자리에서 대한민국 공직자로서의 자리매김과 또 국민들의 억울함과 한을 풀어보겠다고 기꺼이 함께 한 귀하들이 참으로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명령입니다. 여러분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주권을 잃어버렸다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중앙시장·남부시장·모래내 시장 골목 좌판대에서 추위를 참아가며 쪽파 한 단을 팔아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이들의 나라사랑만도 못한 썩은 권력자들을 철저히 도려내야 합니다. 인간은 인성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인성을 형성하는데 디딤돌이기도 합니다. 이런 인문학의 발상을 제공하는 수 많은 예술과 문화 활동들이 그 나라의 건전한 사고를 향상시키고 미래를 설계하는 희망이 살아 숨 쉬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미래지향적인 무한한 가치의 활동을 고작 몇 개의 사적 아류 단체를 위해 올인 한 결과, 대한민국은 말살된 인문학 속에서 참담하고 두려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하는 것입니까. 국민의 따뜻한 보호막이 돼야 할 그들이 오히려 험난한 사지로 국민들을 내 몰고 있는 형국이니 어찌 촛불이 시간이 간다고 꺼지겠으며, 수장된 아이들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겠습니까. 통치철학이 부재하고 정치철학이 전무한 작금의 척결 대상자들은 아예 법치의 존엄성과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준법정신 자체를 부정하는 자들입니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주권을 찾기 위해 국민들은 특검에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썩은 환부를 도려내라고 명령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