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을 쥐고 있는 전주시가 대사습의 전면적 쇄신을 밝히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43년 전통을 갖고 있는 전국대회의 맥을 끊으면서까지 쇄신할 시간과 명분이 부족하다. 또 대회 주도권은 예산을 쥔 전주시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위에 있지만, 조직위에 대한 주도권은 보존회가 가진 탓이다. 결국 보존회의 얽힌 실타래가 풀려야 조직위가 가동되고, 전주대사습 전국대회가 공신력 있는 전국대회로서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대사습놀이보존회는 40년 넘게 전주대사습의 전통을 잇고 전승해 온 단체다. 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이사진은 모두 명망가들이다. 그들의 공이 지대하다. 하지만 전국경연대회를 둘러싼 심사위원 비리가 터진 만큼 보존회 안팎의 모든 사람들이 수긍할 만한 환골탈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마땅하다. 자숙하는 모습을 모여주는 것도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인데 패거리를 이뤄 다투는 것은 그야말로 꼴불견이다. 이런 추태가 국악의 본향이라며 전통을 내세워 온 전주대사습의 민낯이 됐다. 전주 시민은 물론 전북도민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
전주대사습 전국대회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공식 대회에서 심사는 엄정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 있는 대회가 되고 수상자 등 참가자들이 자부심을 가진다. 그게 대회의 위상을 천년 만년 가져갈 수 있는 근본이요, 힘이 된다.
그 심사위원들이 분탕질, 대회를 망친 사례는 국내외적으로 얼마든지 많다. 국악계에서 인간문화재로 추앙받으며 인기를 구가했던 조상현 명창은 심사 비리 때문에 퇴출됐다. 프로축구 전북현대는 심판 매수 사건 때문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 당하고, 급기야 단장을 경질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전주시 등은 심사방식 변경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대사습보존회가 뼈를 깎는 환골탈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계파 챙기기 등 비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누가 믿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