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 고작 7억…초라한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최소 35명 필요한 연구인력도 4명뿐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을 연구하기 위해 건립된 아시아최대규모의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연구비는 고사하고 제대로 운영비조차 지원받지 못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아시아최대규모로 연구소를 건립한 이후 연구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적절히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북대와 익산시 등에 따르면 전북대 익산캠퍼스 동물농장에 건립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국비 371억원과 지방비 48억원 등이 투입돼 착공 3년여만인 2013년 12월 준공했다.

아시아최대규모로 건립된 이곳에선 AI와 구제역, 메르스와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이나 가축성전염병 등을 연구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연구소가 건립되면 가축 전염병 피해예방과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 8조원 이상의 국민총생산 증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인수공통전염병 예방백신 개발과 같은 연구 활동을 통해 추가 수입과 사회경제적 손실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연구소 준공이후 이곳에서 진행된 연구는 브루셀라가 전부였다. 지난해 말에서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를 넘겨받아 연구를 시작했지만 이 두 가지 연구외에는 추가 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소 규모를 고려할 때 최소한 연구인력 35명, 행정과 관리인력 10명 등이 필요하지만 연구 인력은 고작 4명, 행정과 관리 인력은 각각 1명씩 모두 6명이 근무하고 있는 탓이다.

연구비는 별도의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고, 30억원가량이 필요한 운영비는 지난해 5억원, 올해 7억원을 배정받은 게 전부다.

예산부족으로 연구소를 이끄는 연구소장은 아직까지도 비전임인 상태다.

연구비는 고사하고 운영비조차 제대로 조달되지 않으면서 수백억원의 건립비용만 낭비한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AI와 구제역 사태를 겪으면서 연구소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지만 올해도 연구소 가동은 미흡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연구비를 제외하고도 이 정도 연구소를 운영하기 위해 연간 30억원 가량은 필요하지만 5억원에서 7억원만을 지원받고 있다”며 “제대로 연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