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핸드메이드 시티 선언' 배경과 의미] 수제품 산업화·대중화·세계화로 삶의 질 높인다

무형문화재 45명·다양한 분야 인프라 충분 / 전통·현대 아우르는 세계적 문화도시 자신

▲ 15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김승수 전주시장이 핸드메이드시티 위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기계로 찍어내 천편일률적인 대량생산 제품보다 투박하지만 멋스럽고 하나하나 만든 이의 숨결과 손길의 매력이 있는 제품이 바로 수제품(핸드메이드 제품)이다.

 

전주시가 핸드메이드 시티, 즉 전주시민에 의한 수제작 부흥을 기반으로 한 산업과 문화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수제작 선도 도시로서 문화의 질을 향상시켜 지역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 핸드메이드의 산업화와 대중화, 세계화를 통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한 곳이 바로 전주로 전주 곳곳에는 다양한 분야의 수제작 공방이 산재해있고 한옥마을 등지에서는 매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수공예 장터가 열리기도 한다. 전주시는 이같은 전주의 수공예 기반을 토대로 핸드메이드를 특화한 ‘손길로 만드는 행복한 문화도시’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왜 ‘핸드메이드 시티’ 추구하나

 

다름이 주는 멋, 나만의 기술로 태어나는 물건과 작품을 의미하는 ‘핸드메이드(Handmade, 수제)’는 전통문화와 예술, 전주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숨 쉬고 있다.

 

전주는 전국 시·군 평균 1.7명에 불과한 무형문화재를 45명이나 보유한데다, 생활 속 취미 및 강습 등 교육 활동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또, 공방을 비롯한 수제작 관련 업체만도 200여개가 넘고, 수제품 상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동네 곳곳에서는 수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플리마켓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최근 수제품을 활용한 젊은 창업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전주시는 이처럼 강점을 지닌 오랜 수제작 전통과 수많은 콘텐츠들을 앞세워 다양한 분야와 많은 시민들의 활동이 축적된 수제작 분야를 활성화해 핸드메이드를 새로운 시민문화로 정착시키고, 전주를 핸드메이드시티 특성화 도시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수제작 과정 및 활동을 통해 산업 활성화와 시장 가치를 창출하고, 관련 예술과 교육, 문화, 전시, 관광 등을 시민 문화로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전주시는 전주 핸드메이드 시티가 활성화되면, 올해 전주시가 핵심사업으로 제시한 원도심 100만평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의 주요 콘텐츠와 알맹이를 채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핸드메이드 시티를 통해 가치와 역사를 뒤로 하고 영세성 등을 이유로 사라져가는 전통과 일상의 문화를 부활시킨다는 꿈도 꾸고 있다.

 

△손길로 만드는 행복한 문화도시

▲ 선자장(태극선) 조충익씨.

다양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주시가 전주를 핸드메이드 특화도시로 만드는 것은 손길 하나하나가 집약된 행복한 문화도시를 추구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핸드메이드 산업의 창조적 생태계를 조성해 산업화하고 생활문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적 핸드메이드의 대중화와 세계화 등 수제부흥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시민의 손길이 모여 후대에 이어지면 전주가 진정성과 지속가능성, 품위의 가치가 끊임없이 생산되는 행복한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주는 이미 한옥마을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도심 공간 인프라와 무형문화재와 수공예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적 인프라,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 등 문화와 산업시설 등 전주만의 고유성을 가지고 있어 핸드메이드 시티로서의 기본 인프라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 인프라를 잘 살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시민들의 활동이 축적된 수제작 분야를 활성화시키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수제작 도시, 글로벌 문화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주시는 강조한다.

 

여기에 시민 참여 및 공동체 활동을 통해 공동체간 소통과 교류의 기회가 확대되고, 국내·외 관광객 유입으로 관광경제도 커져 지역경제에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주 핸드메이드 시티 2017 위크는?

 

전주 핸드메이드 시티 중장기 계획의 시작으로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전주한옥마을 등 전주시 일원에서 ‘전주 핸드메이드시티 위크 2017’이 열린다.

 

수제작 문화 확산을 위한 기획·시범 사업인 이 행사는 ‘전주손길(Handmade in Jeonju)’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며, 전주 핸드메이드 시티 선포를 기념하고 21세기형 핸드메이드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게 된다.

 

먼저, 주제전인 ‘핸드메이드, 도시와 삶’에서는 △손길로 변화되는 도시 △손길로 만드는 일상문화 사례 전시 등을 통해 핸드메이드 개념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회를 갖는다. 또, ‘수제정신’ 전시에서는 수준 높고 독특한 국내·외 핸드메이드 제품이 선보인다.

 

특히, 핸드메이드 시티 전주의 현재를 보여주는 ‘동네손’ 프로젝트 전시에서는 전주의 70여개 공방들을 소개하는 공방지도가 제작되고, 그중 35개 공방이 참여하는 전시와 프리마켓이 운영된다. 전시는 전주천의 천연기념물 ‘수달’을 표현한 각 공방의 개성 넘치는 대표작과 공방별 다양한 스토리가 함께 소개된다.

 

이와 함께, 완판본의 맥을 이으며 전주의 전통을 선보이는 ‘아름다운 수제책’은 시민공모를 통해 모인 전주의 아름답고, 상징적인 공간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나무 옷으로 새옷을 입은 한옥마을 태조로 85그루의 가로수길을 걷는 일과 전주 시내버스의 외형부터 차량 안 기물들을 수제작해 새롭게 꾸며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수제작 및 공예디자인 종사자들이 해외의 산업 사례를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듣고 전략을 모색하는 ‘전주 디자인 크래프트 캠프’와 전주 전통공예의 대표 브랜드인 ‘온브랜드와 무형문화재의 만남’(한국전통문화전당), 세계의 종이들이 펼쳐내는 페이퍼 아트와 종이의 활용 ‘월드페이퍼전’(한지문화산업센터), 전주 시내 곳곳 공방에서 펼쳐지는 ‘현장전시’ 등에서도 전주 핸드메이드 시티의 현재를 만날 수 있다.

 

● 김승수 전주시장 "핸드메이드 시티 원년 품위가치 지닌 도시로"

“천년의 역사 속에 누적된 공예 인프라와 독창적인 수(手)제작 콘텐츠를 기반으로, 전주를 핸드메이드 시티 특화도시로 만들겠습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올해를 핸드메이드 시티 조성 원년으로 삼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수공예 활성화를 통해 관광경제를 키워내고 지속가능성과 품위의 가치를 지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핸드메이드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전주는 완판본, 종이, 부채 등 전통 공예산업의 본고장이자, 무형문화 자산이 풍부한 도시로 핸드메이드 산업의 세계적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적극 활용한 핸드메이드 시티 특화로 세계적인 공예도시, 품격 넘치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특히 대표적으로 한옥마을 내 위탁문화시설 공간을 활용해 전시, 판매, 체험, 교육, 교류 등을 확대하고 전주의 버스 승강장을 지역 장인과 문화예술인들의 손길로 도시 전체를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수선 특화거리인 ‘전주로’ 조성과 온(Onn)브랜드 재정립, 수공예 인프라 정비, 문화예술계 네트워크 구축, 마을창작공동체 지원, 독창적 콘텐츠 발굴 등 핸드메이드 시티 조성을 위한 각종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수 시장은 “전주의 운명을 바꿀 ‘살아 있는 손의 힘, 핸드메이드의 품격’을 믿는다”며 “핸드메이드 산업은 단순히 문화산업 발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통합의 매개역할을 하고 관광경제의 활성화로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핸드메이드 시티 조성은 향후 사람이 중심이 되고 품격 있는 세계적인 문화도시 전주를 만드는 전주 구도심 아시아 문화심장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