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부귀정천농협 당기순이익 600만원…공장 팔아 흑자로 둔갑

김치공장 매각금 회계에 포함 / 조합원들 경영방식 비판 제기

적자(손실)에 시달리던 진안군 ‘부귀정천농협’이 2017년 대의원 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흑자(이익) 경영을 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귀정천농협은 당기순이익 600만원가량의 흑자(이익)를 냈다. 사업장별로 본점과 지점에서 각각 3억5700만원, 1100만원가량의 이익(흑자)을 냈고, 김치공장에서 3억6100만원가량의 적자(마이너스)를 냈다. 사업장 3곳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하면 600여만원의 흑자(이익)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귀정천농협이 이처럼 흑자 경영 지표를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결산의 착시현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산을 팔아 회계에 포함시켜 마치 이익이 난 것처럼 보인다는 것.

 

지난해 11월말 부귀정천농협은 금강유역환경청에 옛 김치공장(부지와 부속 건물 등 모두 포함)을 팔았다. 자료에 따르면 김치공장 매각대금은 15억3600만원가량. 매각 전 장부상 가격은 11억6600만원. 양자의 차이는 3억7000만원 정도로 이것이 결산회계에 포함됐다. 부귀정천농협 핵심 인물도 이 차액이 결산 회계에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결산회계에 대해 김치사업이 부진해 김치공장에서 3억6000만원이 넘는 사업 적자를 냈지만 “재산(옛 김치공장 부지 및 건물 등)을 판 돈으로 빚 갚고, 적자를 숨겼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눈 가리고 아웅” 또는 “(적자가 흑자로 둔갑한) 도깨비 방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합원 A씨는 “재산 팔아 빚 갚아 놓고, ‘살림 잘했다’고 보고하려는 것은 조합원들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재산 팔아 빚 갚는 일은 (정종옥 조합장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 B씨는 “내년, 내후년, 그 후년에도 적자가 나면 집(재산) 팔아서 빚 갚고 ‘나 잘했소’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그런 방식으로 (경영이 돼) 몇 년만 (흘러) 가면 우리 조합은 ‘빈껍데기 조합’이 될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부귀정천농협측은 회계법상 그렇게 해도 된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