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정규직 전환 빛좋은 개살구 돼선 안돼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실시되고 있는 ‘정규직 전환형 인턴’ 채용이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 오히려 청년들 사기만 떨어뜨리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형 인턴’으로 일한 청년들에게 대부분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전혀 딴 판으로 돌아가는 탓이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청년인턴 정규직 전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10곳 중 6곳은 청년을 인턴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청년인턴을 뽑은 245개 기관 중 152개 기관(62%)이 단 한 명의 인턴도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인턴 채용 가이드라인은 인턴의 70%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완전히 무시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정부를 믿고 열심히 일한 청년 인턴 상당수가 심한 배신감에 빠져 있다. 한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청년 A씨(28)는“반년 넘게 인턴으로 일하면서 궂은 일을 다 했다”며“ 최저임금을 받고 ‘소모품’처럼 쓰이다 정규직 전환 기한이 다가오니 내쳐졌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형 인턴 채용 정책은 지원 청년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당장 인턴 신분이어서 월급도 적고, 일도 힘들지만 기존 인턴과 달리 채용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믿었다. 정부가 나서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신뢰했다. 하지만 많은 청년들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정부의 무책임한 보여주기식 미봉책에 상처만 받았다. 다시 실업자, 구직자가 된 청년들은 허탈감에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가 청년들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우리는 정부 정책 자체가 잘못 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행 단계에서 엊박자가 나면 잘못된 정책이 된다. 청년 실업을 해소할 충분한 일자리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공기관에게 공을 떠넘긴 것이 문제다.

 

전북혁신도시의 전기안전공사와 LX공사가 올해 인턴의 90%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들 기관의 일자리 사정이 매년 녹록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기업과 기관들이 갑자기 정규직 채용을 무리하게 늘리는 것도 아니다. 실업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정치적 쇼를 하듯 일자리 선전전만 벌이다간 문제 해결이 안된다. 인턴제라는 임기응변을 넘어 제대로 된 일자리 확충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