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남성이건 여성이건, 나이가 적건 많건, 스마트폰 게임 한 두 번 안 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등급을 올리려는 경쟁 심리도 있고 무료한 틈새시간을 때우는 휴식도 된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게임을 즐기는 시대는 아니다. ‘포켓몬 고’ 열풍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주에서도 출몰이 많은 한옥마을과 덕진공원 등 곳곳에 사람들이 몰려 포켓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작지 않다고 한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에 기반한 게임으로 기존의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게임과는 다르다. 기존의 VR 게임에서는 사용자가 장비를 착용하면 곧바로 가상세계로 들어가서 가상의 세계를 실제처럼 느끼고 경험하며 경쟁할 수 있다. 굳이 길거리로 나가서 뛰거나 몰려다닐 필요가 없다.

 

그러나 AR에서는 우리의 현실 공간 속으로 가상의 포켓몬이 들어 오고, 사람들은 몬스터를 잡기 위해 현실 공간을 누비고 다닌다. 그러다보니 미국에서는 ‘포켓몬 고’를 하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걷는 거리가 많고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바로 이 때문에 ’포켓몬 고’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포켓몬을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주위 환경에 대한 관심과 시야가 좁혀지고 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으로 차량을 운전하거나 전동 휠 등을 이용하다 보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북도와 경찰 등 주요 기관들이 증강현실(AR) 게임 관련 안전사고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이다.

 

‘포켓몬 고’의 열풍이 초반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관련 업계의 업그레이드 노력 등에 따라서 그 열풍은 언제든지 살아날 수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디짙캐피털은 현재 10억 달러 수준인 AR 시장이 폭발적이 성장을 거듭해서 2020년에는 1200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도내 일부 업체들도 포켓몬 고와 같은 AR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AR 게임시장이 커져서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산업의 성장과 주민의 안전이 함께 가는 정책을 기대해본다. 이성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