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몫 찾을 기회

그간 대선이나 총선이 지역정서에 편승하는 선거로 끝났다. 지난 1987년 대선 때부터 30년간이나 이 같은 선거가 지속됐다. 특정 정당 공천장이 마치 당선증이나 다름 없고 선거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구태의연한 선거가 반복되다 보니까 유권자들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그 때문에 공천 주는 사람 한테만 매달렸다. 대선도 거의 같았다. 공약이나 정책 보다는 지역감정에 의한 한풀이식 선거가 되었다. 유권자들이 소중한 주권을 행사해서 선거 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지역도 활력을 잃었고 유권자들도 함께 맥이 풀렸다.

 

선거를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감성적으로 치르다 보니까 정당한 자기몫 챙기기도 안되었다. 정치권도 유권자에게 신세졌기 때문에 보은 차원에서 지역발전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도 느끼지 않았다. 공천이 당선으로 직접 연결되는 선거구도라서 오직 공천권자에게만 충성을 다했다. 유권자들은 선거때마다 표만 열심히 찍었지 지역으로 돌아온 것은 거의 없었다. 이런식으로 민주당 30년 무사태평 독주시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민주당에 신물난 도민들이 지난 총선 때 본때를 보이면서 민주당 일당독주체제를 마감하고 경쟁체제를 만들었다. 국민의당 돌풍은 민주당 반사이득으로 생겨났다.

 

요즘 부쩍 ‘전북몫 찾기’가 화두로 올랐다. 때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조기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한층 높기 때문에 도민들이 전북몫 찾기에 힘을 합쳐야 한다. 예전처럼 존재감 없이 마구 퍼주기식으로 대선을 치러선 안된다. 분위기에 휩쓸려 감성투표를 할 필요도 없다. 이번 조기대선은 국정을 농단케 한 나쁜 대통령 때문에 치러지는 만큼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결론은 비전을 갖고 나라를 반듯하게 이끌도록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역량있는 대통령을 선출하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전북몫도 당연히 챙겨질 수 있다.

 

촛불집회가 거듭되면서 도민들도 ‘이게 나라가 아니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종전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이나 당명을 자유한국당이라고 바꾼 사람들 정도는 대선판에서 빠지라는 것이다. 그 사람들을 국정을 농단케 한 공범 정도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은 안짓고 당명이나 은글슬쩍 바꿔달고서 태극기집회를 통해 보수세 규합에 나선 것도 몹시 불쾌하게 여긴다. 그런 당 주자들한테는 관심조차 없다. 그런 사람들 지지해봤자 전북몫 찾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전북몫 찾기는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인 만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분위기에 따라 예전같이 값싸게 놀지 말고 존재감을 높혀야 한다. 비판적인 안목을 갖고 정당이 내건 정책과 후보의 공약, 국정운영철학 그리고 언행이 일치했는가 그 여부도 살펴야 한다. 동학의 후예답게 도민들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전북몫 찾기에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미래가 있다. 전북몫 찾기는 송하진 지사를 비롯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