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소방서 모 지역대에 근무하는 최모 씨(28)는 23일 아침 자신이 세워둔 차가 사라진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분명 지역대 앞에 주차를 해뒀는데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때 황당하게도 자신의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을 발견했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22일 문득 김제시 야산에 있는 부모님의 산소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A씨(45)는 타고 갈 차가 없자 이날 오후 익산시 오산면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1톤 화물차를 훔쳐 부모님 산소로 향했다.
부모님 산소에서 예를 갖추고 다시 트럭을 몰고 내려오던 A씨는 트럭이 산비탈에 빠지자 그대로 버려두고 걸어 내려왔다. 그때 119 지역대 앞에 주차된 최 씨의 아반떼 차량이 눈에 띄었고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나 25㎞를 운행하다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4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인 상태였으며, 피해망상과 우울증 등으로 1년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해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절도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A씨는 현재 정신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