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까지 많은 곡절이 있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애초 경남혁신도시인 진주로 갈 예정이었다. 한국토지공사 대신 전북혁신도시에 국민연금공단이 배정됐을 때 전북도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기도 했다. 그 후 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존치, 공사화 논란 등으로 다시 전북의 민심을 들쑤셨다. 2013년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기금운용본부의 소재지를 명확히 한 후에도 본부의 전북 이전에 딴지를 거는 일각의 시도들이 멈추지 않았다.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을 이렇게 갈망한 것은 545조원대 연기금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라는 점 때문이다. 이 기금은 2022년 1000조원, 2043년 2561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금본부는 이를 바탕으로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기관, 국내외 위탁운용사, 외부 전문가 등과 다양한 업무 관계를 통해 지역의 새로운 금융생태계를 만들 것이다. 기금운용본부가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기업은 290개, 10% 이상 보유한 기업은 81개에 달한다. 대체투자, 주식, 채권 등 국내외 위탁운용사만 344개다.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이들 거래기관에서 월평균 3000명, 연간 3만60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한 마이스산업 발전과 생산유발 효과, 일자리 창출 등 전북경제에 직간접으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전북도도 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을 바탕으로 연기금·농생명 특화 금융중심지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이 절로 열릴 수는 없다. 기금운용본부가 지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게 우선이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기금을 충실하게 운영하는 데 지역적 환경이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북도가 계획하는 마이스산업의 육성이나 금융의 집적화 등도 기금운용이 잘 굴러가는 데 필수적인 주변 여건이다. 기금운용본부와 전북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그만큼 많이 열려 있는 셈이다. 전북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우는 일은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