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에게

▲ 이용녀 완주 이서 정농마을
여보 나는 당신에게

 

너무 고마써니다

 

피란나와 고생도 마이

 

해는데 여보 나는 당신에

 

너무 고마쓰니다 공부

 

하러 학당에 가려 하는데

 

당신 혼자 밥을 잡수신다

 

합니다

 

내가 설거지할께

 

어서 가

 

나는 당신께 고마쓰니다

 

- 아직 철자도 완전하지 못하신 이용녀 할머니는 어떻게 아셨을까요? 5행의 ‘공부’와 6행의 ‘하러’를 굳이 띄우고, 8행의 ‘합니다’를 독립시키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뜻이 더 오롯해지는 시적 상황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이용녀 할머니는 시 쓰는 재주를 타고 나셨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어서 가’라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할아버지가 계셔서 할머니의 공부도 일취월장할 것 같지요? 오창렬(시인)

 

● 한글 공부를 시작한 할머니의 시. 오탈자와 띄어쓰기를 수정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담았습니다. 출처: ‘할미그라피’(미디어공동체완두콩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