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몫 찾기’ 운동이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조기 대선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주자들과 각 정당에 전북의 낙후와 차별을 알려 정당한 몫을 찾기 위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약화시키기 위해 행정뿐만 아니라 언론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전북기자협회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전북의 현안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부족하지만 의제화의 기초는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전북은 전라감영이 있었던 곳으로 갑오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며 의병투쟁과 독립투쟁의 본산이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박정희 정권의 호남 차별, 수도권과 지역 차별, 광주·전남과 전북의 차별에 이르기까지 줄곧 소외되어 왔다. 전북 소외와 차별은 외부적 요인이 크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제대로 우리 몫을 찾을 수 있다. 전라북도와 각 지자체가 발주하는 관급공사나 용역, 물품 구매를 하는데 있어 지역업체 선정이나 지역산품을 우선 구매하는지 묻고 싶다. 구체적 목표와 과제를 설정하고 시기시기마다 통계를 내며 면밀히 점검하여야 한다. 가능하다면 지역에서 구매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자체 발주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업체가 담당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이나 불편함을 이유로 지역산품을 외면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역 중소마트나 유통업체를 외면하고 너무도 당연하게 서울 중심의 쇼핑몰이나 백화점, 대형마트, 체인점을 이용하며 질과 경쟁력 면에서 우수하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대형 공사는 외지 업체가 진행하고 하청을 받으려 역량을 소비하면서 1군 업체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과 노력은 외면한다. 지역기업, 지역은행, 지역언론, 지역학교, 지역산품을 무시하며 “규모가 작다. 이자가 높다. 내용이 없다. 시시하다. 취업이 안된다.” 등의 이유를 대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용하면서 이자를 낮추는 활동을 진행하며, 구독하면서 지적하고, 이용하면서 개선해나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닌지 자문해본다.
지역 소주가 외지 업체에 넘어간 곳이 타 지역에 있던가? 구체적으로 주문하거나 묻지 않으면 외지 술이 나오는 식당이나 술집은 왜 이리 많은가? 눈앞의 몇 푼의 이익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역 업체를 말살하고 우리 자식들의 일자리를 좀먹고 있지는 않은가? 지자체가 대규모 개발 정책을 추진할 때 스스로 외지건설업체를 불러들이고 그들의 이익 보전을 위해 지가와 분양가 상승을 위한 대형 쇼핑몰이나 마트를 입주시키려 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가? 전북의 아파트 가격이 광주와 대전을 앞서는 현상이 온당한 일인가?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고 귀히 여겨야 우리 몫 찾기가 공허한 메아리나 떼쓰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자긍심과 긍지로 나아가며 타 지역과의 경쟁과 공존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전북도는 ‘우리 몫 찾기’를 올해 중요 역점사업으로 삼았다. 이의 성공과 정착을 위해서는 대선 공약으로 의제화하고 각 정당의 주요 과제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활동을 기초단체와 함께 연대하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하여야 한다. 이미 전국의 타 지역도 모두 차별과 낙후를 주장하며 대선공약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칫하면 또다시 2~3%의 몫만이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 지역에서부터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는 풍토와 정책을 구체화하고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집중과 선택의 과정을 거쳐 내재적인 발전전략을 구축하고 스스로를 강화시켜야만 한다. 떨어지는 ‘사과나 감’도 스스로 준비된 자만이 받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본으로 우리 몫 찾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