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절도죄로 복역한 뒤 지난해 11월 17일 전주교도소에서 출소한 노숙인 박모 씨(33·절도 전과 12범). 거처와 직업이 없던 그는 허기진 배를 채울 것과 잠잘 곳이 필요했다.
생각 끝에 경로당에 가면 먹을 것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 익산시 오산면의 한 경로당을 찾았다.
라면 10여 개와 어르신들이 동전을 모아 둔 돼지 저금통을 들고 나온 박 씨는 익산 시내 경로당 4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수 십개의 라면을 훔쳤고, 동전도 긁어 모았다.
훔친 라면은 생으로 그대로 먹고 훔친 동전은 편의점에서 지폐로 바꿔 찜질방을 전전했다.
헌 옷 수거함에서 옷가지까지 훔쳐 겨울을 나던 그의 절도행각이 점점 대담해지기 시작한 것은 자전거를 훔치면서부터였다.
행동반경이 넓어지자 익산의 한 주유소 셀프세차장에서 동전통을 드라이버로 부숴 동전 15만 원어치를 훔쳤고, 공사장에 침입해 철근을 훔쳐 고물상에 팔기도 했다.
그가 출소 후부터 3개월여 동안 익산시내에서 저지른 범행만 모두 25차례, 피해액만 300만원에 달했다. 결국 그는 지난 1일 자정께 익산시 영등동 길가에서 잠복중이던 형사들에게 붙잡혔고 경찰은 박 씨에 대해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익산서 강력 2팀 박인규 경사는 “최근 3개월 간 익산시내에서 절도 신고가 다수 들어왔다”며 “박 씨가 현장 증거 자료를 내미는 것 외에는 일절 함구하고 있어, 그의 절도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