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슬로’를 지향하는 이러한 사업들이 ‘퀵퀵’으로 진행되는 듯한 모습을 보는 것은 불편하다. 자칫 보여주기식 실적위주의 사업으로 흘러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청렴시민감시관이 2일 전주시에 제출한 ’공공사업 검토결과’를 봐도 이러한 걱정이 괜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와 건축사, 변호사, 기술사, 학자 등 7명으로 구성된 청렴시민감시관이 지적한 곳은 △전주역 앞 첫 마중길 사업과 △보행자중심테마거리 △소풍길 △도시숲 △독배천 정비사업 등 5개 사업이다.
이들은 첫 마중길 조성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교통량에 대한 예측이 명확하지 않고, 차로 축소에 대한 대책이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루 교통량이 10만대에 이르고, 첨두시간인 오후 6시에서 7시까지에는 시간당 7300대가 통행하는 이 도로의 차로를 축소할 경우 ‘경찰측의 협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이에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사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우수설계도 제대로 안돼 집중호우 때는 역류현상까지 우려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선 당장의 실적을 쌓기 위해 무리하게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풍남문에서 전라감영을 거쳐 풍패지관(객사)에 이르는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보행자 중심의 테마거리를 조성하겠다는 사업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노상 불법주정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일방통행으로 차량을 우회시킬 경우 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되는데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버스터미널에서 완산교에 이르는 2.8km 구간의 전주천에 소풍길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굳이 차로를 줄이면서까지 인적이 많지 않은 곳에 보행공간을 확충해야 하는지 사업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주시청렴시민감시관은 전주시의 시민감시관 운영 조례에 따라 공개모집을 통해 위촉된 각계의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전주시는 이들의 의견과 지적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문제점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개선해나가면서 차근차근 추진해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