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호남 민심…이재명 지지율, 안희정 제쳐

여론조사 반등세… 안지사 '선한 의지 발언'으로 타격 분석

더불어민주당의 첫 경선지인 전북 등 호남에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호남권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을 놓고 볼 때 문재인 전 대표가 독주를 이어가는 흐름에는 변화가 없지만 2위와 3위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간의 지지율이 뒤집혔다. 경선판도에 미묘한 변화조짐이 읽힌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008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무선 90:유선 10 비율)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첫째 주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시장은 13.8%의 지지를 받았고, 안 지사는 9.1%로 떨어졌다. 문 전 대표는 41.5%,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8.7%였다.

 

3일 발표된 한국갤럽조사(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 전국 101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도 이 시장은 호남에서 15%로 치고 올라가 8%에 그친 안 지사를 크게 앞섰다. 문 전 대표는 43%, 안 전 대표는 13%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중도보수 표심을 흡수하며 지지층 돌풍을 일으켰던 안 지사는 지난달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선한 의지’ 발언으로 전북 등 호남의 진보·보수 지지층이 동시에 이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교체를 대의로 보고 표심을 행사하는 전북 등 호남민심에서는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북 등 호남의 유권자들이 문 전 대표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해서다”며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은 교체대상인 여권에게 우호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오해를 샀을 소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호남에서 안 지사를 따돌린 이 시장에 대해서는 일관된 선명성이 민심을 되돌렸다는 평가다. ‘탄핵’에 대한 일관된 노선을 펼쳐온 데다, ‘대연정’논란이 있을 때도 여권과 손잡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두 자릿수 지지율을 회복하는 등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후보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고, 이 때 이 시장의 전공인 복지정책과 선명성이 부각될 경우 당내 경선의 2위 자리가 ‘안갯속’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의 상황전개에 따라 경선에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이 팽팽한 접전구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