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희망 찾기에 국민 모두가 나설 때

우리 농산물 구매하기 등 농촌 정책에 관심 가져야 농촌의 희망이 찾아온다

▲ 최용구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달력 한 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꽃이 피는 듯하다. 3이라고 크게 쓰인 달력을 쳐다보니 겨우내 말랐던 가슴에 따뜻함이 돌고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마저 푸르름이 돋아 보인다.

 

영어로 Spring은 봄이라는 의미 외에도 ‘움직이다’, ‘뛰어오르다’라는 뜻이 있다. 겨우내 굳어버린 만물을 깨우고 싹을 피우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는 계절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3월, 남녘 보리밭에서는 파란 새싹이 봄의 통신을 보내올 것이고, 유채 밭에서도 노란 꽃눈 소식을 보내올 것이다. 또한 3월은 조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3’이라는 숫자도 들어갔고, ‘March’는 행진한다는 뜻도 있으니, 3월은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3월은 본격적인 영농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동네 어귀 밭에는 감자를 심고, 산자락 다랭이논에는 언제 물을 채울지 계획한다.

 

창고에서 농기계와 농기구를 꺼내 손보고 기름칠한다. 보관하던 종자를 확인하고, 파종 시기에 따라 분류하거나 싹 틔우기를 준비하기도 한다. 분주하게 한 해 농사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농심의 끝자락에 희망이 자리하고 있을까?

 

우리 농업계가 마주한 현실이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망설이게 한다.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농산물의 판매량이 급감하였고, 대풍의 기쁨대신 쌀 우선지급금문제를 고민하고, 대외적으로 한·미 FTA 등 산적한 현안과 농업이 고려되지 않은 듯한 각종 정책 등. 무엇하나 녹록한 것이 없다.

 

전통적 식량생산의 터전이었던 농촌이 수입개방에 따른 국제경쟁력 약화와 쌀 과잉의 문제가 심화되면서 새로운 소득원 창출이라는 과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다.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전라북도는 우리의 가장 경쟁력 있는 전통적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생산, 가공, 체험을 결합한 전북형 6차산업모델 개발로 ‘사람 찾는 농촌’을, 농생명기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를 연계하는 전북농생명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제 값 받는 농업’을, 문화예술, 의료서비스, 농번기 인력지원 등을 통해 ‘보람 찾는 농민’을 구현한다는 삼락농정을 올곧게 펼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에서도 ‘농가소득5000만원 시대’를 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가수취가격 제고, 농업경영비 절감, 농식품부가가치 제고, 농외소득원 발굴, 농가소득 간접지원 이라는 5대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73개의 과제를 발굴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협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자원들을 농가소득향상과 연결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분야에서는 농업정책자금의 금리인하 및 지원확대, 우수기술·창업농가에 대한 특화금융지원, 태양광발전 보급 지원을 위한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전라북도와 농협의 다양한 노력은 농촌에 활력과 희망을 불러 일으키려는 노력들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열매 맺기 위해서는 우리 200만 전북도민과 5000만 국민의 동참과 도움이 절실하다. 희망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아침 밥 먹기, 우리 농산물 구매하기, 농촌으로 여행가기 등 작은 일에서부터 농업·농촌을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가지기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식량주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아도 농촌의 아픔과 어려움은 우리나라와 국민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전북도민 모두가 그리고 전 국민이 농촌을 위한 희망 찾기에 함께 나서야 한다. 푸르름이 짙어 가듯 농촌의 희망이 짙어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