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를 지방세로 넘겨야 지방재정이 확충

지난 1995년 지방자치가 부활된 뒤 20년이 지났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자주적이고 자립적인 운영은 여전히 어렵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대 2로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없이는 자치단체의 살림이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자체수입으로 공무원의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적지 않다. 중앙정부에 재정을 의존한다는 것은 지방정부의 정책이 중앙의 뜻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도가 최근 열린 전국 시도 세무과장 회의에 ‘주세(酒稅)의 지방이양’을 안건으로 제시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국가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주류 출고지와 지방 재정력 등을 고려해 전액 국세인 주세의 절반 가량을 지방에 이양해 달라는 것이다. 전북도는 각 시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정부에 주세 개편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담배 한 갑에 부과되는 3318원의 세금 중 43.7%인 1450원이 지방세다. 그러나 소주 한 병에 붙는 538.8원의 세금은 전액 국세다. 전북에는 하이트맥주 전주공장, 롯데주류 군산공장 등 주류 공장이 많은데도 세금은 모두 중앙정부가 거둬들이는 것이다. 이는 기업활동에 따른 지역의 자원소모와 환경적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불합리한 것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세 수입액은 3조2274억원이며, 이중 전북에서 생산되는 주류에 과세된 것이 2300억원이다. 따라서 이중 절반 가량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할 경우 전북의 세입은 1150억원 증가하게 된다. 주세의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하면 국민의 세금을 늘리지 않으면서 지방의 재정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주세를 지방으로 이양하면 지방재정을 확충해 낙후지역을 개발할 수 있을 뿐만 뿐만 아니라 지방의 특성에 맞는 주류 개발 효과도 있을 것이다. 지방의 특성에 맞는 주류가 개발되면 이를 관광이나 축제 등과 연계시켜 지역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OECD 국가들의 지방세 비율은 우리나라에 비해 대체적으로 높다. 독일은 48%, 일본은 43% 등이다. 주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이양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지방세 비율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세원들을 발굴하고 지방으로 이양돼야 하지만, 우선 당장은 주세라도 지방과 나눠 열악한 지방재정의 숨통을 트여줘야 한다. 각 시도의 협력으로 주세의 지방이양이 꼭 이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