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파생적으로 생겨난 숲은 나무와 풀, 수많은 미생물, 곤충, 야생 동물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모여 사는 거대한 사회다. 숲은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어 자연이 낳은 최대의 걸작이라고 한다.
반면에 인간이 만들어 낸 아파트 숲은 어떨까? 집체적이면서도 각 개체의 분리기능은 자연의 숲과 동일하다. 하지만 자연의 숲은 소멸되면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비해 인위적인 아파트 숲은 지구의 쓰레기로 남는다.
그런 연유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집을 지을 때 흙과 나무를 이용해서 지었다. 집이 그 존재가치를 다하면 그대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을 아끼고 보전하려는 선조들의 지혜는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시대적 환경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산업혁명이 확산되면서부터 아파트가 부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32년 일제에 의하여 세워진 서울 충정로의 5층짜리 유림아파트가 처음이었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에 산이 많은 환경에서는 아파트라는 거주문화가 상당히 효과적이다. 그런 논리가 작용했을까? 좁은 면적에 많은 사람이 거주할 수 있다는 핑계로 우후죽순처럼 새로운 아파트 숲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전주에도 새로운 아파트 숲이 하나 탄생한다. 바로 전주 효천지구다. 전주시 중심에서 가까운 거리에 택지를 조성했다는 점도, 전주시가 외곽으로 뻗어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좋은 일은 분명한데 고가로 책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분양가가 문제다. 효천지구는 벌써부터 분양가격이 1000만 원을 넘을 거라는 소문이 횡행하고 있다. 이곳의 분양가가 치솟으면 전주권 주택분양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민들에게 있어서 주거비 상승은 내 집 마련의 꿈과 희망을 소멸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주시는 이를 좌시하면 안 된다. 분양가 상승을 한 번 허용하면 끝없이 치솟게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도 아니 될 것이다.
효천지구는 민간개발사업이 아니라 엄연히 전주시 도시개발사업이다. 전주시가 LH에 위탁을 맡겨 민간택지 형태로 공급한 것이라 경우에 따라 건설사 임의로 이익추구를 위해 무리한 분양가를 책정할 수도 있다.
전주시는 효천지구를 민간택지 형태로 공급했기 때문에 관여대상이 아니라고 방관하면 안 된다.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는 시민과 전주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개발사업주로서 적정한 분양가를 책정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