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여파가 전북지역 문화·관광산업에서 IT·게임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산 게임수입을 금지할 것을 중국 업체들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북도와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이 야심차게 준비하던 VR(가상현실)콘텐츠 사업의 중국시장 진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8일 전북문화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도와 진흥원은 지난해부터 전북지역 게임업체의 VR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타진해 왔다. 진흥원은 중국 동관시 창의과학유한공사, 상해 디지털산업기술 지원센터 등과 총 150억 원 규모의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북도와 진흥원의 중국 측과의 협약진행은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내 게임업체들은 한국과의 사업협력이 어려워지자 도내 우수인력까지 무더기로 스카웃 해가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전북지역 게임업체 2~3곳 정도는 VR콘텐츠 개발 기술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며“중국공안당국의 위협에 두려움을 느낀 중국 게임업체들이 우리 쪽 우수인력을 빼가는 방식의 전략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내 게임업체의 우수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된다면 VR산업 활성화 등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허가를 받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은 일단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대부분 대만을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전북지역 게임업체들은 향후 중국 시장이 아예 닫혀버릴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655억 위안(한화 약 27조8000억원)을 기록해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도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이미 정식계약을 체결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넥슨, NC 등 대형게임회사는 타격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며“실제 중국 정부가 한국산 게임에 대해 인허가 절차를 중단했는지는 아직 불명확한 상태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를 볼 때 당분간 중국시장에 중소업체가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진흥원은 중국시장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이 같은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 일본, 유럽 등 콘텐츠 시장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도와 진흥원은 지난해 9월 테크노블러드코리아와 일본 동경에서 협약 체결한 이후 글로벌 시장진출의 전진기지 구축에 탄력을 받았다. 또한 유럽에서는 스웨덴 시장진출이 곧 가시화 될 것으로 알려져, 중국을 제외한 전체 글로벌 시장 상황을 비춰보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