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구름, 호수가 어울려 천혜의 자연적 비경을 담아낸 옥정호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에 자리한 인공호수다.
비온 뒤나 차가운 기온이 따스한 햇살을 받을 쯤이면, 산허리를 휘감은 운무가 호수에 내려앉아 감탄사가 흘러 나오는 곳….
우리나라 남부지역의 중서부에 위치한 섬진강은 전체 유역 4489㎢로서 남한에서는 네번째로 큰 강이다.
전북과 전남, 경남 등 3개 도(道)와 11개 시·군에 걸쳐 총 연장 223.8㎞를 흐르는 섬진강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로 보성강 지류와 합쳐 광양만으로 빠져 나간다.
한일합방과 함께 일본은 식민지 정책과 대륙 침략전쟁으로 극심한 식량난과 물자난을 해결키 위해 한반도에서 전쟁물자 생산에 돌입했다.
이곳에는 1928년 최초의 운암댐이 건설됐고 1944년에는 현재의 섬진강댐 건설에 착수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1965년에 현재의 섬진강댐이 완공되면서 농업과 공업, 식수 등으로 활용되는 국내 최초의 다목적댐이 탄생했다.
최근 이곳에는 2015년 7월에 개관한 물문화관이 들어서면서 물을 소재로 한 다채로운 문학이야기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중인 국내 다목적댐 17개 문화관 중에서 최근 건립된 이곳은 물과 문학을 주제로 조성됐다.
K-water섬진강댐관리단(단장 변종만)이 운영하는 이곳은 지상 2층 건물에 물을 소재로 한 문학소개와 체험공간 등 23개의 콘텐츠가 마련됐다.
방문객들에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조성된 이곳은 1층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섬진강 문화지도와 북카페가 눈길을 끌게 한다.
문화지도는 섬진강의 발원지인 진안군 데미샘에서 광양만에 이르기까지 강변의 관광지와 정보를 터치스크린 모니터로 검색할 수 있다.
또 1000여권의 도서가 비치된 북카페는 ‘다독다독 방울이 책방’으로 지난해 11월에 조성, 방문객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는 지난해 8월부터 다양한 압화작품을 전시한 ‘우리꽃누름 회원초대전’이 반갑게 맞이한다.
1965년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으로 건립된 과정의 사진과 줄배를 타는 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나의 살던 고향은’의 포토존이 마련됐다.
섬진강에 비내리는 모습을 형상화해 화면앞에서 사람이 움직이면 센서가 인지해 비를 맞는 듯한 ‘소나기 내리는 섬진강’은 인기 만점이다.
노트패드에 문구를 입력하고 전송버튼을 내리면 입력한 메시지가 나뭇가지 형상화 프린터에서 섬진강과 관련된 시와 그림이 출력되는 ‘시가 솟는 분수’는 환상적이다.
여기에 ‘섬진강 랩소디’와 ‘작가체험’을 비롯 ‘시인의 노래’코너도 방문객들이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물문화관은 올해도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볼거리 제공을 위해 매월 다채로운 컨셉 전시와 공연을 제공할 계획이다.
때마침 지난 3일부터는 한달간에 걸쳐 물속세상을 소재로 삼아 순수와 화합, 치유를 주제로 여류 사진작가 지수씨의 ‘울림, 어울림’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물문화관 전체를 둘러본 뒤 2층 통로를 이용해 루프탑으로 발길을 돌리면 임실의 랜드마크로 자리한 운암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아침 햇살을 받은 모습과 사위가 어스름한 무렵의 옥정호는 전혀 색다른 풍경을 자아내 한번 다녀간 방문객은 반드시 되돌아 오는 여운을 준다.
물문화관 주변에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한 옥정호 순환도로가 방문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서 친환경 개발붐이 번지면서 친수공간과 마실길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들어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옥정호의 등산 명소인 국사봉과 붕어섬에 다양한 개발공사가 진행되고 드넓은 수면에는 다양한 수상레포츠 시설도 개설될 전망이다.
특히 물문화관 주변에는 아름다운 펜션과 모텔 등 숙박시설이 자리하고 전통과 현대의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맛집들도 즐비하다.
섬진강댐 변종만 단장은“한국수자원공사는 국가의 공기로서 국민 편익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며“새로이 조성된 물문화관의 행사에 온 국민을 초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