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 주차장이고 공영주차장은 텅 비어

전주시가 서부신시가지 골칫거리인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300억 원을 들여 2개의 공영 지하주차장을 만들었지만 이용자가 기대 이하인 것은 큰 문제다. 홍산라이브 주차장은 122면, 비보이광장주차장은 124면의 주차공간이 있지만 3월 들어 유료로 개장한 이들 주차장이 거의 텅 비어 있는 것이다. 개장 초기인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한 달간 실시된 무료 임시운영 때 주차면이 꽉 찼던 것을 고려하면 공영주차장 기피현상은 유료 운영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지하 유료주차장의 이용료는 30분당 600원으로 주변 일반 주차장에 비해 저렴하지만 운전자들은 유료 공영주차장을 피해 도로변 불법 주차를 선택하고 있다. 불과 몇 천원이라도 유료 주차장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상당수 운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이 때문에 정작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자신들이 불편하고, 또 만일의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나 응급차 등의 접근이 불가능해 입게 되는 상점과 건물주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지만, 모두가 아랑곳하지않은 채 불법주차를 일삼고 있다.

 

일각에서는 운전자들의 낮은 시민의식을 지적한다. 그렇지만 불법주차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운전자 탓만 할 수 없다. 건축법과 도시계획법 등 법적으로 허용되는 주차면수가 턱없이 부족, 자동차 2,200만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주시가 10년 전 서부신시가지를 설계, 토지를 공급 했지만 코앞을 내다보지 못했다. 충분한 도심 공원과 주차장 확보는 뒷전인 채 땅장사에 급급, 옹색한 시가지를 조성했다. 체비지를 팔아 시 재정을 채우는 데 정신 팔다보니 공영주차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고, 도로 폭도 좁고 오밀조밀하게 만들어 양면에 불법주정차 차량이 있으면 정상통행조차 힘들다. 교통지옥인 셈이다.

 

이런 상황은 비단 전주 서부신시가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주혁신도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자동차 변수가 약했던 구도심 조성 당시도 아닌 최근의 계획도시에서 주차난이 일어나는 것은 행정당국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 자동차가 폭증하는데 충분한 주차공간 만들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불법 주차하면 과태료 딱지 붙여 공공 유료주차장으로 몰아수익을 챙기는 전략은 공공의 이익을 도모해야 할 행정기관의 ‘정의’가 아니다. 당국은 자동차 증가 추세에 부응, 건축법과 도시계획법을 개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