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로서는 나름대로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줄 세우기식 기관평가를 통해 나름대로 가시적인(통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또 각 기관장들을 통제하고 길들이기도 쉽다.
그러나 공공기관에 대한 지나친 경영평가는 본래의 설립취지를 흐리게 할 위험이 크다. 공공기관들은 원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공공의 이익이 경제적 효율성보다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해서 혁신도시를 짓고 공공기관들을 집단으로 이주시킨 목적도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다. 공공기관들이 지역으로 내려가서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들을 찾아보고 함께 수행하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기재부가 경영평가를 미끼로 공공 기관장들을 통제하고 있으니 국토의 균형발전은 요원하고 공공기관들이 지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장들을 무조건 두둔하자는 것은 아니다. 몸만 지방에 내려와 있지 아직도 중앙집권적인 사고를 버리지 못한 공공기관장도 있다. 지방의 자치단체들과 대화하고 협력하기보다는 하급기관으로 여기며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지리라고 본다. 또 그렇게 돼야 한다.
전북의 경우처럼 지역경제가 취약한 지역에서는 공공기관의 역할이 매우 크다. 공공기관을 빼고나면 마땅한 일자리도 많지 않고 공공기관이 사라지면 그 충격도 매우 심하다. LX국토정보공사 전북본부를 통폐합한다는 소식에 우리 지역이 바짝 긴장하고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남권’이라는 이름아래 전북이 항상 뒷전으로 밀리는데 대해 도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기재부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쥐어짜기식 평가를 실시하고 관리·운영의 효율성을 내세워 기구를 통폐합 운영하는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효율성만을 지나치게 따지는 평가를 지양하고 공공기관이 지역내에서 건전하고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개혁은 공공기관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