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출석, 전북도민 반응 냉담

▲ 21일 전주역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장면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박형민 기자

역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란 오명을 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이를 지켜본 도민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날 오전 9시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대기실에 설치된 4대의 TV는 모두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현장을 생중계하는 화면이 띄워져 있었고,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은 저마다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었다.

 

대기실에서 만난 시민 박영문 씨(66)는 “오늘은 분명히 입장 발표가 있지 않겠느냐”며 TV 화면에 집중했다.

 

TV 화면 속에 ‘검찰 청사 인근 2000여 명 규모 병력배치’라는 자막이 나오자 박 씨는 “이상한 사람 하나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다”며 “검찰이 조사를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오전 9시23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지정된 구역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은 회피한 채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29자의 단 두 문장을 말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제 큰~ 집으로 이사갔네”, “오늘은 입장 발표할 줄 기대했는데 역시나 저 모양”이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다.

 

이날 고속버스를 기다리며 TV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모습을 생중계로 시청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TV에서 시선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고, 손에 든 휴대전화만 쳐다보는 이들도 있었다.

 

탄핵안 가결 때와 헌재의 탄핵심판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고향에 내려가려고 버스터미널을 찾았다는 김은성 씨(31)는 “주변 사람들을 봐도 탄핵 이후에 관심이 대선으로 옮겨간 것 같다”며 “파면으로 끝이 아니라 범죄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비상시국회의 관계자는 “검찰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지만, 13개 혐의 중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구속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현재로써는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