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염연화 첫 동화집 〈두근두근 우체통〉 8개 이야기 실려

 

지난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아동 문단에 나온 염연화 동화작가가 첫 동화집을 펴냈다.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고학년에 이르는 아이들에게 삶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청개구리문고’의 스물여섯 번째 도서 <두근두근 우체통> (청개구리).

 

이 동화집에는 여덟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작품마다 개성 있는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아이들의 삶도 어른의 그것만큼이나 녹록치 않다. 그래서 힘겨운 현실의 아픔을 이겨내며 스스로 희망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어른 독자나 어린 독자 모두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집의 맨 앞에 실린 ‘꿈꾸는 쌍떡잎’은 반지하에 살던 예은이네 식구가 이사 가는 날의 이야기다. 반지하의 불투명한 작은 창문을 통해 해바라기를 해오던 자매가 이사 갈 집은 다름 아닌 옥탑방. 아이의 눈을 당당하게 바라보며 이사 갈 곳에 대해 말하지 못했던 엄마의 착잡한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독자의 가슴까지 먹먹해진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과 악조건만을 먼저 고려하는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줄 안다.

 

다른 작품들 역시 아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거나 현실의 고난에 처한 아이들을 위무해 주는 이야기들이다. 쓸모없어진 우체통의 새로운 변신을 담은 ‘두근두근 우체통’, 동물원 고릴라 잠보를 통해 인간의 잔인함과 자유에 대한 열망을 되새겨볼 수 있는 ‘하쿠나 마타타’는 의인화 작품이다. 현실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축구에 대한 열망을 키워 가는 이야기 ‘아름다운 나의 멍’은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축구를 좋아하고 뛰어난 헤딩 실력까지 가진 여자아이는 다른 동화에서 결코 흔하게 보던 인물이 아니다. 이외에도 판타지 메이크업으로 할머니와 처음이자 마지막 추억을 쌓는 ‘꽃각시’,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의 홀로서기를 그린 ‘토끼이빨’,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담고 있는 ‘아빠를 후원합니다’, 우연히 갖게 된 빨간 지갑이 돈을 대신 훔쳐 주는 환상적인 전개를 통해 깨달음을 주는 ‘이니셜 ㅇㅁ’이 수록돼 있다.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이승연 화가는 인물의 표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림으로써 심각한 순간에서조차 웃음을 자아낸다. 주인공들이 자신들에게 닥친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곧 작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두근두근 우체통> 은 예리한 관찰력과 참신한 상상력으로 아이들의 현실을 되짚어 본다. 그 여정에 함께 한 독자에게 결국 포착되는 것은 희망이다.

 

염연화 동화작가는 가을을 좋아하고, 마음이 맞는 친구와 떠드는 것을 좋아하고 우주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또 다른 나와 만나기를 꿈꾸는 아이어른이다. 2012년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