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특행기관 신설 대선공약 관철하라

전북도가 제19대 대선 공약으로 광주에만 지역본부나 지사가 있는 공공기관 20개와 특별행정기관 7개에 대해 전북본부 신설과 승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공·특행기관 호남본부를 전북본부와 광주·전남본부로 분리하고, 지사·지청 등을 본부로 승격하자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 있던 기관을 지키는 데 급급했던 그간의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전북의 위상을 곧추 세울 수 있는 중요한 의제다.

 

전북도는 광역단위의 독립적인 자치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호남권역이라는 테두리에 묶여 각종 사업과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이에 비례해 전북 도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각종 공공·특행기관의 광주 편중은 빙산의 일각이지만 전북 소외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실제 현재 호남권을 관할하는 공공·특행기관 49개 중 전북에 있는 기관은 4개(8%) 뿐이다. 공공기관 33개 중 1개, 특행기관 16개 중 3개만이 전북에 자리하고 있다. 나머지 92%가 광주·전남에 쏠려 있다. 호남권 관할 기관을 처음부터 광주권에 두기도 했으나 기존 기관을 통폐합 할 경우 으레 광주·전남 중심으로 합친 결과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도마에 오른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구조조정으로, 이명박 정부 때는 선진화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능개편이라는 이름으로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수술대에 올렸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매번 용두사미였다. 단지 지역에 설치된 본부를 통폐합하는 정도로 생색을 내는 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전북처럼 세가 약한 지역의 본부가 항상 희생양이 됐다.

 

공공·특행기관 신설과 승격에 대한 전북도의 열망은 이런 아픈 역사와 지역적 당위성을 갖고 있지만 대선공약으로 담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국가적으로 경비절감과 조직의 효율 등을 이유로 기관의 신증설을 억제하는 추세에 반하는 데다, 대선 후보들이 광주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경제적으로 더욱 치밀한 대응 논리가 필요하다. 그 출발은 생활권과 경제권이 다른 전북을 독자권역으로 설정하는 일이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영남권역으로 묶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다. 광주의 호남본부를 이용하면서 시간·경제적인 비용 손실과 불편을 겪는 상황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특행기관 부재로 인한 도민들의 소외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과 정치권,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