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신흥동 왕지평야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8곳의 축사 건축현장에 대해 지난 1월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각종 혐오시설이 밀집해 있어 악취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축사마저 들어오면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진다며 인근 동산동 주민들이 집단민원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 지역에는 하수종말처리장과 쓰레기 야적장,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이 들어서 있다.
익산시가 주민들의 민원을 수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애초에 축사허가를 내준 것은 탁상행정이 빚은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를 중단함에 따라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고, 해당 축산인들이 공사중지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행정심판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축사가 들어서기 어려운 지역이라면 처음부터 축사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거나 주민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등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했다. 축산인들도 익산 시민이기 때문이다. 소극적인 탁상행정으로 결국 지역내 갈등만 조장한 꼴이 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물론 민간택지에 건설되는 아파트 공급가격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아파트 분양가는 서민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행정당국이 마냥 팔장끼고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주시 등 일부 자치단체들이 ‘입주자 모집 승인권’을 통해 분양가 인하를 권고하는 등 아파트 분양가 결정에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익산시의 입장은 다르다. “행정의 적극적인 분양가 인하노력은 법적 규정을 벗어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시민의 공복으로써 과연 할 일을 다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공무원들이 법 규정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보신적 탁상행정이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을지 모르지만, 시민들의 삶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는 민선 자치시대 공무원이라면 시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따져서 행정에 반영해야 한다. 익산시의 주택행정에서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