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U턴 막을 균형발전 공약 내놔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수도권 공화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심각성을 알면서도 이를 개선하거나 해결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데 있다. 정치권도 관료사회도, 학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3대 특별법을 만들어 행정수도인 세종시를 만들고 각 시도에 혁신도시를 조성했다. 그러나 그때 뿐이었고 그 뒤로는 균형발전 정책이 역주행 하면서 오히려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노골화 됐다. 이로인해 혁신도시의 정착과 발전은 더뎌졌고, 지방기업들의 수도권 유턴 등 부작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지역에서도 지난해 10월 LG공조사업부가 경기도로 이전한 뒤 적잖은 몸살을 앓고 있다. 11개의 협력업체 중 5곳이 이미 동반 이전했거나 이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역토박이 업체들마저도 이전을 권유받고 있다. 협력업체들로서도 이전이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손실 등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협력업체들이 모기업을 따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거래처 유지에 기업의 존망이 달렸기 때문이다.

 

기업 하나를 유치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처럼 여러 업체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지역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더욱이 이들 협력업체 중 일부는 타 지역에서 전북으로 들어올 때 이전보조금까지 받았다. ‘공장을 가동한 후 또는 사업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없이 휴·폐업한 경우’를 제외하면 보조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조금을 받았더라도 5년이 지나면 이전을 막을 수 없다. 전북으로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전 보조금까지 날린 셈이다.

 

지방의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학교만 졸업하면 서울로 떠나는 이유도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다. 아예 서울에 있는 학교를 찾아가는 것도 똑같은 이유다. 앞으로도 이런 식이 계속된다면 지방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황폐한 곳으로 전락할 것이다.

 

수도권 비대화를 방치하고 조장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따라서 수도권 집중화의 고리를 끊고 물줄기를 바꾸는 일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은 정치권과 대선주자들이 돼야 한다. 국토의 균형발전으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하고 우선적인 대선 공약이 돼야 한다. 이제는 수도권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질때도 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