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의 주요 정당 후보 대진표가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비롯해 4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본선 행을 최종 확정했다. 각 당의 예선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대선 선거일까지 34일이 남은 가운데 관전 포인트와 변수를 살펴본다.
△文-安 5년 만에 리턴매치
2012년 대선 때 야권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격돌했던 문 후보와 안 후보가 19대 대선에서 다시 만났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다자구도 속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두 주자간 진검승부에 주목하고 있다.
2012년과 달라진 점은 당시에는 두 주자가 야권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지만 이번에는 하나뿐인 왕좌를 놓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두 주자는 이번 경쟁에서 정치인생을 걸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정치의 격변이 일어날 때마다 때론 협력하고, 때론 각을 세웠던 두 주자가 이번에야 말로 자신들의 정치적 운명의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에 따라 한 명은 정치동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가 각종 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안 후보가 무서운 속도로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지율 변화 가능성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면서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번 주말 또는 내주 초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번 결과가 향후 대선 전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의 척도가 될 수 있어서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가 지지율 1위를 이어가겠지만 안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 선출 과정에서 양 후보 모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문 후보는 이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반면 안 후보는 민주당 일부 후보의 지지율까지 흡수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안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대결구도를 형성했던 당내 후보들과 얼마나 결합을 이뤄낼지가 1차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의식한 듯 문·안 후보는 경선 말미부터 경쟁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안 두 후보가 경쟁자 품기에 나선 모습이지만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경쟁자와의 화학적·물리적 결합 여부가 향후 대선전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문 연대 이뤄질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기성정당과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의 ‘제3지대’ 등 이른바 비문진영이 새로운 판짜기를 통해 대선 구도를 간소화하기 위한 시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문재인 대 비 문재인 후보의 양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제3지대 시도에 대해 국민이 용납하지 않았다. 현실성이 없다”고 비문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비문진영 대표주자로 보수후보가 거론되며 국민동의를 얻기 어려웠지만 진보주자로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각 후보 간 발언을 종합하면 단일 대오의 비문 진영 구축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이 양자 구도 보다는 다자구도 속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국민 80%가 탄핵에 찬성한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수 후보의 입지는 작아지고, 진보 후보 간 대결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본선에서 보수진영 후보가 파괴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진보 후보 간 대결이 될 것”이라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 민심이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만큼 향후 호남 민심의 변화가 판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