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개발청이 계획과 달리 청사 이전 시기와 입지 결정을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혀 청사 이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렬 새만금개발청 차장은 6일 전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사는 당연히 이전해야 한다”면서도 “대선 정국을 고려해 이전 계획은 다음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청사 이전 추진위원회의 이전 후보지 검토와 관련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논의하겠다”며 “새 정부가 구성되면 빠른 시일 내에 청사 이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새만금청의 태도는 이전 시기와 입지 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기존 방침을 뒤집은 것이다. 지난 2월 23일 권병윤 전 새만금청 차장은 “이전 시기나 최종 입지 등 구체적 계획안이 늦어도 5월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북도와 일부 청사 이전 추진위원들은 “새만금청의 청사 이전 의지가 명확하지 못하다.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 것 같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새만금청은 애초 지난달 24일 군산과 김제·부안 등 새만금청사 이전 후보지를 대상으로 현지실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하루 전 전북도와 청사 이전 추진위원에게 실사 철회를 통보했다.
오정호 전북도 새만금추진지원단장은 “새만금청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자꾸 청사 이전을 미루려는 인상을 준다”며 “다음 청장에게 청사 이전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청사 이전 추진위원은 “하루 빨리 청사를 새만금 지구로 이전해 새만금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그럼에도 1년도 안 돼 차장이 두 번이나 바뀌고, 아직까지 이전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윗사람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추진위원은 “청장이 주무르는 것 같다. 다음 정부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말했다.
2013년 9월 문을 연 새만금개발청은 국토교통부 산하 외청으로 세종시에 청사를 두고 있다. 새만금청은 2016년 5월 ‘청사 이전 기본구상 연구’용역 시작과 함께 같은 해 6월 민간 전문가와 관련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청사 이전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