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리더십' 가진 대통령 뽑자

19대 대선 , 낡은 과거 청산할 기회

▲ 김관영 국회의원

19대 대통령 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가장 먼저 이번 대선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낡은 과거를 청산하는 선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정경유착,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불통 정부 등 오랜기간 한국사회를 어지럽혔던 고질적인 병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이 다시 확인됐다.

 

특히, 박근혜 정부 4년간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의 심기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제대로 된 보좌를 하지 못했고, 국정파트너로 기능했어야 할 여당은 국회에서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졌음에도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하는 들러리에 불과했다.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 역시 은밀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재벌의 대변인으로 불렸던 전경련과 청와대가 결탁해 각각의 이권을 주고받았었던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 파면의 비극적인 상황을 경험하게 됐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함께 저지른 국정농단을 덮기 위해 끝까지 헌법재판소의 결정마저 승복하지 않으면서 국론을 분열시켰던 것이다. 여기에 일부의 구 여당 의원들까지 동참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번 선거는 이런 낡은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대선 이후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했음에도 결백함을 주장하며 국가를 어지럽히는 세력들은 발본색원해 다시는 재발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 대선은 미래를 준비하는 선거여야 한다. 새로 대통령을 되고자 하는 이는 우리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의 한국을 만들어야 할 책무가 있다.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은 철저하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초석으로 쓰여져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결정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소위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된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비록 정치적 의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거나 범죄시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가치의 경쟁과정에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촛불민심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가장 중요한 힘이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새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의 요구를 실천하는 국가 대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동시에 새 대통령은 잘못된 정보와 특정세력의 호도에 거리로 나섰던 태극기 민심도 한국사회의 엄연한 현실임을 인정하고 더 나은 비전을 통해서 이들을 안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태극기 민심에게도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알리고 그 청산의 과정에 동참시키며 과오를 정정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대범함이 필요한 것이다.

 

덧붙여,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박 전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일부의 측근만을 신뢰하고 지지자들을 비판세력에 대한 방어막으로 이용했고, 결정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경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열려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새 대통령은 지지 세력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온 국민의 대통령이어야 한다.

 

5년전 우리 사회는 과거의 유산에 기댄 무능력한 후보, 통합에는 무관심했던 후보를 골랐기에 결국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시는 이런 과오를 반복해선 안된다. ‘통합의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을 다음 대통령 선택의 기준에 포함시켜,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적임자가 누군지 골라보자. 그 과정 속에서 후보들간의 옥석이 구분될 것이라 본다. 오는 5월 9일 대선에서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