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성범죄는 하루 평균 1.9건인 689건이다. 그러나 이는 통계로 드러난 것일 뿐, 여러가지 이유나 사정으로 쉬쉬하거나 감춰진 것도 적지 않을 것이다. 사건화된 689건 중 19세 이하 미성년자가 피해자인 경우는 255건으로 전체의 36%를 차지한다. 유형별로는 강간(184건)과 강제추행(410건)이 대부분이다.
성범죄 중에서도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은 인격을 살해하는 악질 범죄다. 피해자에게 평생의 아픔을 남긴다. 나이가 어릴수록 상처가 더 크다. 참을 수 없는 수치심에 떨면서 남들이 알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하루아침에 삶의 의미를 잃고 좌절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성폭력 예방을 위해 직장내 교육을 강화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교육만으로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치단체와 경찰,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위기안전망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더욱이 최근의 성범죄는 그 대상은 물론 장소나 방법 등을 가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우리 주위에서 성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들을 파악해서 사전에 제거하고, 주변 환경에 대해 끊임없이 감시하고 경계해야 한다. 성범죄의 피해자가 우리의 딸,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한 사람의 인격을 송두리째 말살했는데도 가해자는 겨우 몇 년 옥살이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강력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강력한 처벌로 모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은 국민의 정서나 감정과 맞아야 한다. 특정 범죄에 대한 법적인 처벌이 너무 미약하면 법이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수단이 되기에는 크게 부족할 것이다. 범죄행위와 그에 대한 처벌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이뤄야 공정사회가 된다. 이런 면에서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온정주의는 더이상 용납돼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