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의 근본적 책임이 중앙 정부에 있음을 본란에서 수차례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총선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 부담으로 추진할 것을 공약으로 건 야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면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3년 한시법의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법을 제정해 올 예산의 45% 수준에서 정부 예산을 편성하는 수준에서 봉합했다. 누리과정 관련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반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른 시도교육청은 정부 책임을 주장하면서도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의 피해가 없도록 일단 올 예산을 편성했다. 반면 전북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순전히 정부 책임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올 필요한 전체 739억원 중 특별회계 전입금(307억)으로 운영됐으며, 이 예산이 다음 달이면 소진된다. 도교육청은 국가책임을 내세워 추경 편성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6월부터 다시 보육대란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전북교육청이 그간 누리과정 예산의 정부 책임을 고수하며 올 국고 보조의 길을 닦는 데 기여한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막상 명분만 지켰을 뿐 실리는 없다. 더욱이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762억원의 보통교부금을 삭감 당했다. 도교육청이 교육부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하지만, 교육부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고스란히 지역 교육이 안아야 할 손실인 셈이다.
도교육청은 5월 출범할 정부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고 있단다. 유력 후보들이 속한 정당들이 보육의 국가책임을 내세우고 있어 도교육청의 바람대로 정책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다른 시도 교육청과의 형평성, 정부 예산 상황, 법 정비 등 정책 전환까지의 과정이 단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다. 정부의 정책변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지역 차원의 대책도 함께 강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