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전주시 제4선거구 도의원 보궐선거를 앞둔 지난 12일 경로당 2곳에 400여 만원 상당의 TV와 냉장고 등의 물품을 지원한 혐의로 전주시의회 서선희 의원을 지난 21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 물품은 주민센터의 정상적인 요청절차가 없이 서 의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지원됐으며, 그 과정도 조달 등의 합법적 형태가 아니라 ‘선 지원 후 정산’ 방식으로 특정업체를 통해 이뤄졌다. 전주지검은 이를 재량사업비 비리와 선거법 위반 등 2개 영역을 나눠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량사업비는 소규모 주민숙원, 노인시설 기능보강 등을 위한 예산으로 집행부가 아닌 지방의원들이 사업의 선정과 집행을 맡는다. 그러나 예산의 편성과 집행은 행정부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이는 명맥한 편법이다. 마치 입법부인 국회가 행정부를 제쳐두고 직접 나서서 도로를 놓고 공항을 세우고 항만을 건설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재량사업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민선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짝짜꿍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량사업비는 선거법 위반 소지도 많다. 사업의 배정 자체가 선거의 논공행상에 따르는 경우가 많고 이번 전주시의 경우에서 보듯이 선거를 염두에 둔 지원도 많다. 이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명백한 특혜이자 불공정 선거의 시발점이다.
공공재원인 자치단체의 예산을 지방의원이 사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다. 효율성이 높은 공공의 사업보다는 전동 안마기나 TV, 냉장고 등을 사주는 소모적인 선심성 사업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가지 폐단을 낳고 있는 지방의원 재량사업비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많은 도민들이 재량사업비 비리에 관한 검찰의 수사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도민들의 기대에 답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