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은 전주컵 ⑤ 2002 월드컵 성공 개최] 수준 높게 축제 만끽…전주 국제도시 위상 높였다

성숙한 시민의식 자랑…유수한 문화자산 발현 / 응원용품·기념품 판매 등 中企 월드컵특수 1조

▲ 2002 월드컵 당시 한국이 8강전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하고 준결승전에 오르자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 광장에 운집한 시민들이 붉은 물결을 이루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15년 전 전주월드컵 경기장을 비롯, 전국에서는 붉은 악마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가 됐다. 지난 2002년 열린 FIFA 월드컵 대회는 전주를 오늘의 모습으로 있게 한 기회의 장이었다. 2002 FIFA 월드컵을 치른 후 전주는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2017 U-20 월드컵을 치르기 앞서, 전주를 성공적인 축구도시로 널리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2002 FIFA월드컵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2002 FIFA 월드컵 개요

 

2002년 FIFA 월드컵은 17번째 월드컵 대회로, 2002년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열렸다.

 

공식 슬로건은 ‘새 천년, 새 만남, 새 출발’(New Millenium, New Encounter, New Start)이었는데, 이 대회는 아시아에서 열린 첫 FIFA 월드컵 대회이자 유럽과 아메리카 밖에서 열린 첫 대회였다.

 

골든골 제도가 시행된 마지막 FIFA 월드컵이자 전 대회 우승국 자동 출전권이 적용된 마지막 FIFA 월드컵이기도 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2004년 개정안으로 공동개최가 금지됨에 따라 복수의 국가에서 개최된 유일한 FIFA 월드컵이 됐다.

 

2002년 FIFA 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은 독일을 2-0으로 이기고 대회 역대 최다인 5번째 우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FIFA 월드컵을 5번이나 우승한 최초의 국가가 됐고, 이 대회 우승으로 2005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가 자격을 얻었다.

 

터키는 대한민국과의 3위 결정전 경기에서 3-2로 승리해 두 번째 출전 대회였던 이 대회를 3위로 마감했다.

 

2002 월드컵은 충격적인 결과와 이변이 속출한 대회였는데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치며 무득점으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다른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도 조별 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이와달리 공동 개최국 대한민국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준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세네갈이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16강전에서 스웨덴을 제압하고 8강에 오른 것도 대이변으로 기록됐다. 세네갈은 터키에 져 4강 진출은 하지 못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그리고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축구 전용 경기장으로 2002 FIFA 월드컵 개최를 목적으로 건설돼 현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 모터스의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이전에 사용되던 전주종합경기장의 별명인 전주성(한옥식으로 디자인된 부분이 있고 입구가 성문으로 되어 있어서 붙여진 별명)을 그대로 따와 전주성이라고도 불린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합죽선을 형상화한 지붕, 솟대를 상징하는 기둥, 가야금의 12현을 상징하는 케이블이 지붕을 받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1년 6월 7일과 2013년 9월 10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가전인 가나전과 크로아티아전이 각각 개최되는 등 각종 국제대회를 비롯해 굵직한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다.

 

전주는 월드컵을 통해 건설, 관광, 서비스산업과 스포츠 관련 산업의 발전 등 경제 기반의 확대와 성장을 이뤄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2002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 전반적으로는 지역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획기적인 지역발전 등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됐다.

 

△월드컵 개최도시, 전주의 의미

 

월드컵 개최도시 시민으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치러낸 2002 월드컵은 전주의 발전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세계적인 축제를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치러내고, 높은 문화수준을 세계만방에 알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 우리 사회와 시민 의식 속에 천년 전주의 자부심을 키워낸 축제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주시민 모두가 월드컵 대표선수이고 홍보대사라는 각오를 보여줄 정도로 2002 월드컵을 치른 전주시민은 여러 면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12번째 선수, 자원봉사자

 

월드컵의 성공 개최는 우리가 이끈다는 각오로 활동한 전주의 민간외교관은 12번째 선수, 자원봉사자들이었다.

 

‘2002 FIFA월드컵 한국조직위(KOWOC) 전주운영본부’ 자원봉사자 1300여 명과 ‘전주시 월드컵추진단’ 자원봉사자 700여 명은 최고 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될 만큼 우수한 인력이 모여 전주월드컵의 성공개최를 이끌었다.

 

검표와 등록, 의무, 전산, 통신, 교통, 수송, 외국어서비스, 경기운영, 관중안내, 출입관리, 미디어, 행정·일반서비스 등 13개 분야에서 경기장 운영에 필요한 봉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등 완벽한 대회 추진의 원동력으로 평가받았다.

 

△시민참여가 성공의 열쇠

 

지구촌을 열광과 감격으로 달구었던 2002 월드컵은 전 국민, 전주시민의 한마음과 성숙된 면모로 성공 개최를 이룰 수 있었다.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강렬한 이미지를 심은 2002 월드컵에서 우리가 거둔 값진 성과는 단순히 ‘4강 신화’가 아니라 온 국민이 경이로운 공동체 의식과 저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우리 국민들의 ‘거리응원’의 뜨거운 열정과 성숙한 질서의식은 세계 어느 나라도 따르지 못할 자랑거리였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2002 월드컵이 남긴 가장 강렬한 이미지는 축구가 아니라 ‘한국 국민’이었다”고 평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유례없는 자긍심과 애국심을 일깨웠고, 세대 간, 계층 간, 지역 간 벽을 허물고 하나되는 대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한 결과는 경제적 수치로 표현할 수 없었다.

 

△2002 월드컵은 문화월드컵

 

월드컵은 전주가 가진 유수한 문화적 자산을 맘껏 발현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예술적 향기가 도시 전체에서 묻어나는 도시, 전주는 2002 월드컵기간 세계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 주는 전주플라자를 열었다. 전주플라자는 전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13일 동안 공연무대와 전시마당, 놀이마당을 통해 전주의 모든 것, 멋과 맛을 타고 흐르는 전통 문화의 기운과 첨단영상산업을 향해 비상하는 날갯짓을 환상적으로 표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월드컵 관람은 물론 전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전해줄 종합안내소와 전북에 거주하는 IT업체들이 꾸리는 IT체험관, 전주와 인근 지역의 특산품 전시·체험·판매장뿐 아니라 방문객들의 흥을 돋궈줄 다양한 공연 무대도 마련됐다.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성공한 2002 월드컵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

 

2002 월드컵 기간에 ‘붉은악마’ 티셔츠, 태극기 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중소기업의 월드컵 특수가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중소기업청은 월드컵의 경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월드컵기간 붉은악마 티셔츠와 태극기 등 응원용품 판매 5000억원, 중기청이 선정한 월드컵 유망기업 상품 4000억원, 각종 휘장상품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천, 제주공항과 10개 월드컵경기 개최도시에 설치한 ‘월드컵상품 전시 판매장’에서도 78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월드컵 상품 상위 매출 품목은 붉은 티셔츠, 태극기, 손수건, 휘슬 등 응원용품과 열쇠고리, 축구공, 기념품 등 신변·잡화제품으로 월드컵기간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한국 대표팀의 16강, 8강, 4강 진출로 관련 상품의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