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준설해야 할 군산항을 방치하는가

21세기를 신해양시대라고 하지만 전북으로서는 기대보다도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도내에 하나 밖에 없는 군산항이 다른 지역의 항만에게 갈수록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 닫히면 지역 경쟁력이 약화되고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전북이 군산항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군산항은 수심이 얕은 편이다. 토사가 많아지면 큰 선박의 출입이 어려워지고 통항시간이 줄어들어 항구로서 제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정기적인 항로준설이 필수적인 항만이지만 정부의 군산항 준설사업은 1차 사업에만 10여년을 끌었다. 2~3차 준설사업은 아직 계획조차 제대로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무관심과 비협조로 예산확보가 안 되고 항구는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근 목포항 등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목포항에 자동차 전용부두가 개설된 뒤 목포시는 환적화물과 컨테이너화물 유치를 위해 조례를 바꾸고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군산항의 화물을 빼앗아 가기 위한 것이다. 전북도도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 최근 ‘전북도 항만 컨테이너화물 유치 지원조례’를 개정했다. 컨테이너화물 뿐만 아니라 자동차 환적화물에 대해서도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다른 지역의 항만에 화물을 빼앗기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환적화물은 지난해까지 군산항 물동량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군산항 활성화에 절대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만으로 군산항이 제 역할을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북도가 자동차 환적화물에 대해서도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지만, 이는 화물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일 뿐이다. 전북도의회가 최근 임시회에서 최인정 의원 등이 제안한 군산항 활성화를 위한 대책촉구 긴급결의안을 통해 군산항의 신속한 2~3차 항로준설과 함께 항만공사 설치의 검토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항만공사는 항만을 관리하고 개발하며 항만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항만 사용료를 결정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기구다. 현재 인천과 부산, 울산, 여수·광양, 평택 등에서도 항만공사가 항만을 운영하고 있다. 군산항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민간의 요구를 항만 운영에 반영할 수 있는 항만공사 설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군산항이 살아야 전북의 경제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