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며 위로받는 사람들…이승수 영화치유 에세이 〈영화 보고 갈래요?〉

본보 연재글 51편 모아

‘소설이 시나리오가 되고 시나리오는 영화가 되고, 나는 영화를 보고 글을 쓴다. 왜 쓰는가. 장르도 모호한 이 글을? 영화에는 심리 기제가 많다. 무수히 많은 그것을 순간순간 기록하지 않으면 지나가고 묻혀버린다. 글로 남기고 싶은 이유다.’( <영화 보고 갈래요?> 중)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이 영화치유 에세이 <영화 보고 갈래요?> (신아출판사)를 펴냈다.

 

국내에 지난 2004년 즈음 알려진 영화치료는 영화를 유대 형성, 관찰 학습, 심리적 위로, 대리만족 등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 동화하며 감동하고 정화를 느낀다. 그러면서 스스로 변화와 성장을 꾀한다.

 

이 지부장은 낯선 영화치료를 전북에 널리 알린 핵심 인물로, 지난 2014년 초부터 전북일보에 ‘이승수의 힐링 시네마’를 2년여 동안 격주로 연재했다. 이 중 51편을 선정해 모아낸 책은 성장, 자아탐색, 사랑·가치, 여성·가족, 사회현상·중독 등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이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가 던지는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실감이다. 이를테면 사람이 서로 손을 잡을 때 느껴지는 에너지.

 

영화 속에서 바다는 실감의 매개체다. 각자의 아픔과 불안을 간직한 소년과 소녀. 바다가 무서워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던 소년은 소녀의 손을 잡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 저자는 이들을 보며 글을 남긴다. “어쩌면 우리는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또 하나의 문을 열기 위해 버둥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바람 불고 파도치는 바다, 해저로 헤엄쳐 들어가야만 두 번째 문의 열쇠를 구할 수 있으리라. 그것은 인간의 심연이고 무의식이다.”

 

이밖에도 영화 ‘400번의 구타’, ‘나의 산티아고’ ‘동주’ ‘본 투 비 블루’ ‘산타바바라’ 등을 치유의 관점으로 읽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