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열어야 할 대선판 '과거 회귀' 우려 목소리

선거 막바지 보수결집 등 이념 대결 양상 / 네거티브 공방만 지속…유권자 판단 중요

제19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야 할 이번 대선이 자칫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치러지는 조기 대선인 만큼 지역·이념을 뛰어 넘어 4차 산업혁명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선거가 진행돼야 함에도 막바지 선거구도가 과거의 전철을 밟을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비롯된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조기대선은 과거 여느 선거와는 확연히 다른 출발양상과 분위기가 이어져 왔다.

 

전 국민의 80%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여론이 반영되듯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혼란의 책임을 갖고 있는 보수진영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다.

 

이로 인해 선거 초반 야권 후보들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등 유례없는 선거전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야권 후보들은 넘을 수 없었던 보수의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선거구도의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들은 이번 대선 만큼은 역대 선거에서 무한 반복됐던 해묵은 지역구도와 이념대결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나타냈다. 또 이번 대선을 통해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양극화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문제가 해결되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선거전이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과거의 선거구도가 재현되는 모습이다.

 

북한의 핵 위험에서 촉발된 안보프레임이 고개를 들더니, 정책대결은 없는 네거티브공방만 지속되면서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줬다. 또 선거 막바지 보수표심이 고개를 들면서 대선을 앞두고 갈려졌던 보수 진영이 새판짜기에 나서는 등 과거로의 회귀를 부추기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4일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대선 투표전에서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임을 되새겨 투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양극단으로 치닫던 대한민국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해묵은 과거 프레임이 선거 막판 분출되면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이 같은 과거의 프레임을 벗어던지지 못하면 우리는 한동안 더 힘든 세월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선거야 말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을 기회다. 유권자들은 이념과 지역 논리에서 벗어나 누가 더 대한민국의 미래를 행복하게 이끌 적임자인지 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