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았을 때 그 후유증이 얼마나 클 지 이미 예견된 문제다. 지난해 총 86개사였던 군산조선소 관련 협력업체의 절반이 넘는 47개 업체가 이미 문을 닫았고, 근로자의 절반이 훨씬 넘는 3206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현대중이 한 해 영업이익의 2.9%에 불과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지역경제를 파탄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내외 조선산업의 침체 속에 기업의 생사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군산조선소만 살려라는 요구는 지역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중이 지난해 구조조정을 발표할 당시와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잇따라 나왔다. 조선산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대중은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2017년 1분기 매출 10조756억원, 영업이익 6187억원, 당기순이익 46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5분기 연속 흑자에다 올들어 39척, 23억 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해 2014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군산조선소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업호전과 함께 유력 대선 후보들이 군산조선소를 살리겠다는 공약까지 내건 상황에서 현대중이 새 정부 출범을 며칠 앞두고 가동 중단을 밝힌 것이 의아스럽다. 현대중은 수주물량이 없어 군산조선소 도크를 일시 중단하는 것이며, 신규 수주물량이 있으면 재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게 언제일지 모를 기약 없는 상황에서 군산조선소와 연관된 생태계는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가동 중단 이후 재가동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을 공식화 한 현대중의 처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일이다. 그렇다고 비난만 할 수 없는 게 지역의 서글픈 현실이다. 현 단계에서 현대중의 입장 번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도록 지역 정치권이 나서는 길 밖에 없다.